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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영화 ‘산상수훈’ 연출한 대해스님 “종교의 궁극적 틀은 같다”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공식초청에 이어 이슬람·개신교·가톨릭 영화제 등에서 호평
기사입력: 2017/10/10 [07:5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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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는 두 개의 기둥이 있다. 하나는 ‘주기도문(주님의 기도)’이고, 또 하나는 ‘산상수훈’(山上垂訓· Sermon on the Monunt)이다. 예수님이 갈릴리 언덕에서 설했을 ‘산상수훈’에는 그리스도교 영성의 정수(精髓)가 담겨 있다.  지난 6월22일 러시아에서 ‘2017 모스크바 국제영화제’가 열렸다. 초청작 중에 화제를 불러 일으킨 한국 작품이 하나 있다. 영화 제목은 ‘산상수훈’.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그리스도교 배경을 갖거나 신학을 전공한 인물이 아니다.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비구니 스님이다. 주인공은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원장인 대해(大海·58, 본명 유영의) 스님이다.   

"영화 공식 상영이 끝나고 보통 10분 정도 질문을 받는데 '산상수훈'은 1시간이 넘도록 질문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만큼 이야깃거리가 많았던 영화였죠."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제39회 모스크바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던 영화 '산상수훈'을 연출한 대해 스님은 현지 반응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현지 전문가들은 할리우드물이나 공포물의 대척점에 이 영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산상수훈'은 제작 당시부터 화제가 됐던 영화이다. 기독교가 주제인 영화를 비구니 스님이 연출을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영화제가 열린 모스크바 현지 관심은 한국의 그것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실제로 '산상수훈'은 현지 언론들로부터 "이번 모스크바영화제에서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을 통틀어 가장 주목할 만한 영화"라는 평(評)을 받았다.  
▲ 영화 '산상수훈'을 연출한 대해스님과 영화배우 백윤식의 차남인 주연배우 백서빈. '산상수훈'은 제39회 모스크바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키릴 라즐로코프 모스크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적이고 철학적인 이 영화를 모스크바에 초대한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극찬했다. 127분짜리 이 영화는 신학대학원생 8명이 동굴에 모여 천국, 선과 악, 하나님 등을 소재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마태복음 5~7장에 기록된 산상설교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기독교의 모든 것이 압축돼 있거든요. 기독교라는 종교가 인간에게 던져준 메시지에 가까이 다가 가보고 싶었어요." 대해 스님은 이미 중·단편 영화를 여러 편 만든 영화인이다. 그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스님은 인간의 본질을 깨달았으면 그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는 게 종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영화다.      

대해 스님 “성경, 불경 같은 영화경(映畵經) 만들고 싶었어요 

"인간의 본질을 담은 것이 불경, 성경할 때 '경(經)'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영화경(映畵經)'을 만들고 싶었어요. 요즘 사람들을 규합하는 데 영화만한 게 없잖아요. 2007년에 처음 낡은 6㎜ 카메라를 들고 지하방에 처박혀서 영화 만든다고 할 때 동료 스님들이나 신도들의 반응은 '어이없다'였어요. 그렇게 해서 처음 만들어본 영화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91편이나 만들었네요." 

 대해스님은 불교영화만을 만들지 않았다. 스님이 영상에 담은 소재는 소크라테스에서 기독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4대 성인 전부를 영화로 만드는 게 목표다. 

 "종교의 궁극적인 틀은 모두 같아요. 결국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 선과 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거죠. 유교의 시조인 공자를 소재로 한 영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가능하다면 종교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싶어요." 

 스님과 같이 기자간담회에 나온 주연 배우 백서빈은 연기하면서 종교를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기독교 신자인 저에게는 촬영 장소였던 동굴이 깨달음의 장소처럼 느껴졌어요. 영화 찍기 이전에는 나는 나대로 있고 성경은 성경대로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내 스스로 성경에 깊숙이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대해 스님의 영화는 아직 상업영화관에서 상영된 적이 없다. 주로 BTN불교TV나 포털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애초부터 상업적인 목표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극장 상영은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모스크바영화제에 초청받은 다음부터 영화관에서 제의가 오기 시작하네요. 지금 이야기 중인데 곧 영화관에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원의 선원장이기도 한 스님은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다. 생명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108생명법'을 개발하기도 했고, 화엄경 전집 60여권 등 주요 경전들을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도 했다. "인간은 본질을 알면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 본질을 놔두고 현상만 쫓아가니 어느 것도 해결이 되지 않는 거죠. 저는 영화로 그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대해 스님 “에덴동산 선악과에 묻은 때 벗기는 영화 만들었다

영화 ‘산상수훈’은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특별섹션 ‘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됐다. 비경쟁 부문인 이 섹션에는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이 주로 초청된다. 올해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2013년)을 수상한 바 있는 칼린 피터 네처 감독의 신작 ‘아나 몬 아무르(Ana, mon amour)’(2017 베를린영화제 초청작, 은곰상 예술공헌상 수상)를 비롯해 단 바커 감독의 ‘퀄리티 타임(Quality time)’(2017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무비존상 수상)과 게이브 클링거 감독의 ‘포르토(Porto)’(2017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초청작, 스타트렉 시리즈 주인공 안톤 옐친 주연) 등 면면이 쟁쟁하다. 대해 스님의 2시간 4분짜리 극장용 장편인 ‘산상수훈’도 스펙트럼 섹션에서 이들 작품과 어깨를 견주었다.   
▲ 영화 '산상수훈'의 포스터  

영화 ‘산상수훈’에 대한 궁금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무슨 영화인가?”하고 물었더니 스님의 답도 간결하게 돌아왔다. “때를 벗기는 영화다.” 이렇게 인터뷰가 시작됐다.    

 -때를 벗긴다니, 무슨 때인가?       

“성경에서 하나님(하느님)은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셨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먹어버렸다. 그 죄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하나님과 멀어져 버렸다. 그걸 되돌리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을 볼 것이다’라고 했다. 마음이 청결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선악과의 때를 벗겨야 한다. 이 영화는 그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때를 벗기는 영화다.”     

영화 ‘산상수훈’은 동굴이 주된 배경이다. 신학생 8명이 동굴에 모여서 예수님의 메시지를 파고 든다. 그리스도교인들이 교회나 성당에 가서 정말 물어보고 싶은데 차마 묻지 못한 물음들. 혹은 물어봐도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던 물음들. 혹은 묻고 나서 오히려 ‘너의 믿음이 부족하다’며 핀잔을 들었던 물음들. 이 모두를 신학생들은 주저없이 꺼낸다.   가령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는데 왜 내게 원죄가 있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는데, 왜 나의 죄가 사해지지?’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해놓고선 왜 굳이 선악과를 만드셨지?’ 하는 물음들이다. 영화 속 신학생들은 신학적 교리를 앞세운 형식적 접근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으로 묻는다. 이렇게 물음과 답을 주고받으며 ‘예수의 숨결, 예수의 영성’을 찾아간다. 질문이 날이 서고 묵직한 만큼 영화에 흐르는 긴장감도 팽팽하다.   
▲ 영화 '산상수훈'에서 신학생들이 동굴에 모여 심령이 가난함의 뜻에 대해 말하고 있다    

-불가(佛家)의 스님이 왜 ‘산상수훈’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는가?

“나는 20년 전에 ‘아름답고 푸른 지구를 위한 교육연구소’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이 세상을 아름답고 푸르게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예수님이 설하신 ‘산상수훈’에는 아름다움도 있고, 푸름도 있다.”

-아름다움은 무엇이고, 푸름은 무엇인가?  

“나무로 치면 ‘푸름’은 뿌리다. 땅 속에 있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영원한 생명이다.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은 뭘까. 땅 위에 드러나 있는 나무의 잎이다. 눈에도 보이고, 손에도 만져진다. 한 마디로 이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그게 ‘아름다움’이다.”    

  -왜 성경과 예수님의 설교를 택했나?  

“성경은 경전이다. 불경도 경전이다. ‘경전’이란 게 뭔가. 진리를 써놓은 책이다. 성경도, 불경도 모두 진리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비유로 써놓다 보니, 사람들이 알아먹기가 힘들다. 어려워한다. 종교는 한 그루 나무다. 우리는 나무의 근원인 뿌리를 찾아야 하는데, 흙에 덮여서 안보인다. 그 때문에 경전은 종종 왜곡된다. 기독교도 그렇고, 불교도 그렇다. 영화 ‘산상수훈’을 통해 뿌리를 찾아가는 ‘징검다리’를 하나 놓고 싶었다.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이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영원히 푸르고 아름답게 살게 하려고 하면 사실은 인간의 본질로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간의 본질을 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성경이나 불경, 경이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본질은 같은데 동양은 동양의 방법대로 표현을 했을 것이고 서양은 서양의 방법대로 표현을 했지만 결국은 뿌리로 들어가면 똑같으니까.”  
▲ 대해 스님은 "'산상수훈'에는 아름다움과 푸름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대해 스님은 현재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공자 등 ‘4대 성인’에 대한 영화를 제작 중이다. 2012년에 만든 ‘소크라테스의 유언’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55회 백야영화제(2013년)에 초청됐다. 당시 영화제측은 그동안 만든 중·단편들을 모아 ‘대해 스님 감독전’을 열기도 했다. ‘소크라테스의 유언’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러시아 일선 학교에서도 상영됐다. ‘산상수훈’은 소크라테스에 이은 ‘4대 성인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다.    

-전문적으로 영화를 배웠었나.     

“아니다. 영화를 따로 배운 적은 없다. 처음에 사찰의 신도들과 함께 만들었다. 신도들은 완전 아마추어다. 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첫 영화인 단편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유니카 세계단편영화제에서 본선에 진출해 4위에 입선했다. 지금껏 중·단편을 합해 약 90편을 만들었다.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그러니까 영화를 통해 이 세상 모든 사람의 본질이 같음으로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국경과 인종 종교를 떠나서 우리 모두가 본질적으로 둘이 아님을 알게 해서 전쟁이나 다툼이 없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제가 2007년부터 영화감독으로서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영화를 제작해오고 있다. 그래서 사단법인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이사장과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산하에 있는 국제영화기구인 유니카(UNICA) 세계연맹 한국본부의 회장을 맡고 있다. UNICA KOREA 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영화 ‘산상수훈’의 스태프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충무로에서도 단연 톱으로 꼽히는 이들이다. 윤홍식 촬영감독은 영화 ‘집으로’ ‘청연’을 찍었고, 은희수 녹음감독은 ‘암살’ ‘변호인’ ‘도둑들’을, 함성원 편집감독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전담해서 편집한 전문가다. ‘산상수훈’의 주연은 영화배우 백윤식씨의 차남 백서빈이 맡았다.  

-영화 포스터를 보니까 ‘산상수훈’이란 타이틀 외에도 ‘선악과의 비밀은?’이란 부제(副題)가 있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한다. 하나님은 먹지 말라고 하면서 왜 굳이 선악과를 만드셨나?     

“에덴동산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하나는 생명의 나무이고, 또 하나는 선악의 나무다. 두 그루의 나무, 이게 사실은 한 세트다.”   
▲ 영화 '산상수훈'의 한 장면. 8명의 신학생들은 '산상수훈'에 담긴 예수의 영성을 좇아간다.   
   
-한 세트라면.    

“가령 금이 있다고 하자. 금으로 반지도 만들고 시계도 만든다. 금이라는 속성은 생명의 나무이고, 그걸로 만든 금시계와 금반지는 선악의 나무이다. 생명의 나무는 본질이고, 선악의 나무는 현상이다. 현상은 창조된 세계다.” 

-만약 선악의 나무가 없다면.     

“그렇다면 창조된 세계도 없다. 성경에는 천지창조 이후 하나님이 ‘보기에 좋았더라’고 돼 있다. 창조된 세계가 있으니 선악의 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럼 선악과는 뭔가.       

“우리의 본질은 ‘금’이다. 기독교에서는 그걸 ‘하나님 나라의 특질(속성)’이라고 말한다. 금은 금반지가 됐다가도 다시 금으로 돌아가고, 금시계가 됐다가도 다시 금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나는 반지야!’라고 고집을 부리면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그래서 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자신의 속성이 금이라는 사실도 망각하고 만다. 그게 우리의 에고다. 그게 ‘선악과를 따먹는 일’이다. 영화 ‘산상수훈’은 어떻게 ‘선악과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뿌리로 들어가면 본질은 같다, 이런 말씀인가?

“그렇다. 본질이 같으니까 같은 그 본질에 대해서 불경은 불경에도 쓰여 있고 성경에도 쓰여 있는데, 불교는 불경으로 가르치지만 성경을 배우신 분들에게는 성경에 있는 내용으로 해야 되기 때문에 하면 빨리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아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제가 성경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 것이다.”      

-특별히 산상수훈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어떻게 했는지?

사실 산상설교(수훈)는 인간의 본질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말씀과 본질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쉽게 나와 있다. 거기에 우리가 천국으로 갈 수 있는 방편을 다 얘기를 해 놓았다. 그러니까 마음을 가난하게 해야 천국을 가고 마음을 청결하게 해야 하느님을 본다. 그것이 선인하고 악인하고 구별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스님이 평소에 구도(求道)를 하면서 느낀 점과 맞아 떨어진 것인가.      

“그렇다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성경이나 불경이나 경(經)하면 인간의 본질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본질을 알면 반드시 성경에도 그런 내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성경에 그런 내용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찾은 것이다. 찾으니까 있다. 있어서 그것을 가지고 하게 됐다. 그런데 산상수훈, 제가 금방 말한 내용들이 사람들에게 말하면 쉽게 알아듣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약간의 그런 방법들이다. 그러니까 제가 그렇게 산상수훈을 한 것이다. "

 -사실 예수님도 그렇고 부처님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해 주고 진리라고 하는 것은 또 그렇게 쉽고 단순한 것 아니겠는가?      

 “알면 쉽고 단순하다.”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고 하는데 애초에는 15분 정도 예상했는데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하던데. 

“보통 영화가 관객과의 대화를 하면 할 얘기가 없어서 그런지 길어야 15분이라고 거기에서 들었다. 그런데 한 시간이 넘어도 끝나지 않고 밤새우겠더라.” 

-어떤 부분에서 이렇게 관객들이 궁금해하거나 관심을 많이 가졌나. 

“일단 이 영화가 인간의 본질과 인생의 의문을 담은 영화, 그러니까 지적이고 철학적인 영화다. 지적이고 철학적인 영화이고 이 의문과 본질에 대한 얘기와 의문이 있으니까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토론을 해 가지고 알아간다는 것이다. 본인들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하는 것들을 인간들이 전부 다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런 것을 토론할 수 있다. 이러한 점과 또 지금 기존에 있는 기독교나 천주교라고 할까. 기존에 알고 있는 생각과 달리 새로운 흐름으로 했다는 것이다. 지금 기존에 있는 것이라면 제가 해 가지고 될 일이 아니잖은가. 해 봤자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새로움이다. 이렇게 말했다.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저희를 새로움으로 조화로운 흐름으로 안내를 했다. 그리고 영화 ‘산상수훈’은 신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서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새로운 방향을 제안해 주었다.‘ 그러한 새로운 길로서 이것을 나쁘게 한 것이 아니라 좋게, 인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사실 의문들이 많은데 하나님은 계시는가? 천국은 있는가? 믿기만 하면 되는가? 하나님을 볼 수 있는가? 이런 등등의 의문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제시를 했다, 이런 얘기도 했다. 또 하나는 스님이 기독교 영화를 좋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종교 간의 화합이나 세계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그리고 지금 너무 시대가 어려운데 어려운 시대에 국가 간, 문화 간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혼란스러움을 잠재웠고 이런 환란 속에서 전쟁이나 사람들의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이 시점에 사람들의 본질을 통해서 사람들이 좋게 살 수 있게 했다. 이런 것들이 크게 사람들의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인데 종교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에 영화 ‘산상수훈‘을 좀 중점적으로 생각해서 보시라고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사실 우리가 종교를 갖고 있는 게 다 자기 자신의 본질을 알고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겠는가 이런 것에 의해서 이 종교이든 저 종교이든 갖는다고 본다. 제가 볼 때에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영화를 성경이든 불경이든 이런 것을 떠나서 인간의 본질을 성경적인 차원에서 설명을 해 놨다. 그래서 자기의 본질은, 자기 내면에 있는 본질은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으니까 전쟁을 하는 것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내용을 성경의 영화, 영화를 통해서 알 수 있게끔 해 놨다. 그래서 그런 관점으로 자기 자신의 내면이 어떻게 생겼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 그러한 내면의 전체적인 본체, 본바탕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서 주인공이 거기에 대해서 설명을 자세하게 한다. 그래서 주인공이 설명하는 내용을 다 따라가면서 자신하고 맞춰보면 ‘아 진리가 무엇이고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알아서 사람들이 자기의 본바탕을 토대로 해서 본바탕을 알아야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있다. 그것으로 인해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4대 종교인들은 어떻게 봤나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를 각 종교인들은 어떻게 볼까?’ 

지난 8월7일 서울 잠실의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산상수훈’의 시사회가 열렸다. ‘산상수훈’은 조계종의 비구니 대해 스님이 직접 감독한 영화이다. 신학생들이 동굴에 모여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토론하며 ‘내 안의 하나님’을 찾아가는 영화다.    
▲ 대해스님이 감독한 영화 '산상수훈'의 토크시사회가 7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렸다. 오른쪽부터 마가 스님, 김용해 신부, 백서빈 배우, 대해 스님, 최일도 목사, 권도갑 교무, 이명권 교수      

이날 시사회를 찾은 관객들의 종교는 다양했다. 개신교 및 가톨릭 신자를 비롯해 불교도와 원불교도까지 있었다. 150여 관객석은 거의 다 찼다. 2시간 가량의 상영이 끝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서 뜨거운 토론이 펼쳐졌다.    4대 종교에 속한 종교인들이 무대 위 토론장에 올랐다. 개신교는 ‘밥차’ 봉사활동으로 유명한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가톨릭은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김용해 신부, 불교는 자비명상으로 유명한 마가 스님, 원불교는 행복가족캠프로 알려진 권도갑 교무가 참석했다. 사회는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신학자 이명권 교수가 맡았다.

먼저 마가 스님이 운을 뗐다. “하나님은 정말 무한하신 분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누구의 하나님, 누구만의 하나님이 아닌 우리 모두의 하나님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용해 신부는 이 영화가 줄기차게 던지는 ‘물음’에 주목했다. “그리스도교는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종교다. 그걸 위해 신앙생활을 한다. 이 영화는 그냥 쉽게 믿기만 하면 된다는 차원의 내용 없는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도전적인 물음을 던진다. 영화 전편을 관통하며 ‘무엇을 믿을 것인가’ ‘누구를 믿을 것인가’하는 본질적 물음을 제기한다.”

영화에는 8명의 젊은 신학생이 등장한다. 이들이 동굴에서 열띤 토론과 논쟁을 벌이며 성경 속 예수님의 메시지를 향해 두레박을 던진다.

최일도 목사는 그런 신학생들의 모습에 자신의 젊은 날을 떠올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신학생 시절의 나와 내 친구들을 보는 것 같았다. 그들이 던지는 종교적 물음에 너무 공감이 갔다. 우리 신학생들이 고민하는 주제를 (불교의 스님이) 이해하고 해석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고 송구스럽고, 하여튼 감사하다.”

 이어 최 목사는 “스님이 만든 ‘산상수훈’에 이어, 목사가 만든 ‘반야심경’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종교간 대화와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졌다. 
▲ 영화 '산상수훈'의 한 장면. 배우 백서빈이 금 십자가를 들고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또 최 목사는 “기독교와 불교는 같으면서 또 다르다. 그리스도인들은 내가 모두를 알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신앙생활을 한다. 신학생에게는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런데 일반 신도들이 이걸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도교 역사에서도 오랜 논쟁거리였던 ‘내 안에 신이 있는가’ ‘내 안에 하느님의 속성이 있는가’ ‘내 안에 하느님의 나라가 있는가’ ‘신과 인간은 과연 하나인가’라는 주제는 이날도 뜨거운 감자였다.   
▲ 영화 '산상수훈'은 인간의 본질을 묻는다. 신학생들이 던지는 보편적 물음에 관객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대해 스님은 “신과 인간이 하나라고 할 수도 없고, 둘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예수님을 통해서 간다고 했다. 인간에게는 통로가 필요하다. 예수님은 나와 하나님을 하나로 잇는 통로다. 우리가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 때, 그 통로를 지나게 된다. 그걸 통해 우리의 본질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 영화 '산상수훈'은 인간의 본질을 묻는다. 신학생들이 던지는 보편적 물음에 관객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불교의 권도갑 교무는 “나와 하나님이 하나라는 영화 속 대사에서 통쾌함을 느끼신 분 손들어 보세요”라고 관객석을 향해 물었다. 여러 사람이 손을 들었다. 권 교무는 “‘나는 행복해야 돼’라는 강박도 일종의 선악과이다. 불행과 아픔과 슬픔을 맛보지 않고서 행복을 알 수가 없다. 그냥 지금 이대로 온전한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이명권 교수는 “영화 ‘산상수훈’은 기독교의 정통적 교리보다 예수님의 본질적 메시지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원시 기독교의 메시지를 재조명하고 있다”고 평했다.  

대해 스님 영화 ‘산상수훈’ 국회에서 시사회...“종교 화합이 국회 協治로”     

대해 스님이 감독한 기독교 영화로 큰 화제를 모은 영화 '산상수훈'이 국회에서 특별 시사회를 갖고 종교간 '벽 허물기'의 참뜻을 알렸다. 개봉하기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산상수훈'. 스님이 기독교 가르침을 영화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번에는 영화관으로 변신한 민의(民意)의 전당에서 9월14일 공개됐다. 국회 불자의원 모임인 정각회(正覺會)가 다른 종교 의원 모임과 함께 종교화합을 위한 '산상수훈' 시사회를 가진 것이다. 영화 '산상수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낸 정세균 국회의장은 “목사가 '반야심경'을 영화로 만든다면, 기독교가 불교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 궁금하다”며 최근 방문한 파키스탄의 불교 유적지를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정 의장은 “혜초 스님이 다녀간 곳이 (파키스탄의) 탁실라라는 곳인데 종교가 대단하다. 혜초 스님이 거기까지 걸어서 갔을 것 아닌가. 몇날 며칠이 아니고 몇년 걸려서 갔을 텐데, 대한민국에 불교가 끼친 영향이, 지금 기독교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아무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존경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강길부 한국당 의원, 주호영 정각회 회장, 정세균 국회의장, 대해 스님, 김진표 국회조찬기도회 회장,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 오제세 카톨릭의원회 회장, 배우 백서빈씨    

정각회 회장인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종교간 화합과 이해를 넓히는 자리”라며 시사회 개최의 의미를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작 자기를 잘 알려면 자기 밖에서 자기를 보던지 남을 연구함으로써 더 잘 알게 된다고 하는 말이 생각나서 종교화합이라든지, 종교 이해라든지 깊은 식견을 갖고 이 영화를 만드셨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상수훈'의 영화감독 대해 스님은 시나리오를 비롯해 영화를 직접 연출해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 알고 보면 지난 2007년부터 90여편의 중·단편 영화를 제작한 베테랑이다.

영화 공부의 정규 과정을 거치지 않았어도 스스로 경험하고 터득한 연출 솜씨는 '산상수훈'에서 빛을 발했다.

대해 스님은 “아무쪼록 이 자리가 종교 간의 화합을 견인하고 또 서로간의 소통과 화합의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과 젊은층에게 파급효과가 있는 영화에서 종교간 화합의 가르침을 전하고 나아가 정치권에 협치(協治)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 감독·제작한 대해 스님, 동국대에서 특강

동국대는 교양과목인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사회 명망가 초청특강'에 대해(大海) 스님을 연사로 초청해 '본질을 찾아 편하게 사는 법'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고 9월21일 밝혔다. 대해 스님이 제작한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은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는 2017년 제39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이자 ▲제13회 카잔 국제 무슬림 영화제 ▲제11회 국제 기독교 영화제 '네브스키 블라고비스트' ▲제4회 가톨릭영화제 등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대해 스님은 '본질을 알면 편하게 살 수 있는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대해 스님은 "인간의 본질은 '참 나'를 의미하고 그에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가짜 나'를 뜻하는 현상이 존재한다"며 "우리들의 대다수는 현상으로, 즉 '가짜 나'로 살고 있으며, 본질인 '참 나'를 찾으면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교 갈등의 원인도 분석했다. "본질은 완전하다고 생각돼 신으로 여겨지고 현상은 불완전해 인간으로 생각되기도 한다"며 "종교에선 본질과 현상을 이처럼 나누어 인간과는 전혀 다른 신의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신과 인간이 하나임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화합의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동국대에서 특강하는 대해 스님     

특강에 이어 10월 개봉하는 '산상수훈'의 시사회도 함께 진행됐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선악과에 대한 토론'과 '하나님과 인간은 어떤 관계인가?'에 대한 부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는 선악을 구별하는 나무와 열매 자체인 선악과의 상관관계, 신이 선악과를 만든 이유 등에 대한 내용이 스크린으로 전해졌다. 영화 상영 이후, 대해 스님과 학생들과의 '감독과의 대화'도 이어졌다. 본질과 현상에 대한 의견, 성경 예언 부분에 대한 스님의 의견,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 비구니스님으로서 기독교 영화인 '산상수훈'을 만든 이유 등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대해 스님은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강의 제목처럼 여러분들의 본질을 찾기 바란다"며 "본질을 찾은 여러분들이 만인의 스승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해 스님은 승려이자 영화감독으로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원 선원장,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이사장과 아름답고 푸른 지구를 위한 교육연구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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