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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美中균형외교 시험대 오른 文대통령
韓美, 韓中연쇄 정상회담…북핵 해법도출 중대 고비
기사입력: 2017/11/06 [14:1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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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한·미(韓美), 한·중(韓中) 연속 정상회담으로 글로벌 G2(주요 2개국) 미·중(美中) ‘균형외교’에 시동을 건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정점인 시점에서 이뤄지는 연속 정상회담은 북한 핵·미사일 해법 도출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11월3일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미·중 균형외교’ 의지는 북핵 해법 차원에서 강조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을 앞두고 이뤄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으로서는 안보에 있어서 한·미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경제협력뿐 아니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협력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해졌다”며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균형외교’ 언급은 노무현 전(前) 대통령이 강조했던 ‘동북아균형자론’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을 낳았다. 당시 미국 주도의 동북아 질서 재편과 일본의 동북아 패권추구, 이에 반발하는 중국·러시아의 대결 구도에서 대한민국이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참여정부 구상은 우리 국력, 외교적 역량과 북한 리스크를 풀어야 하는 한반도 안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부딪혀 좌절됐다. 청와대가 “북핵 문제 해결에 한해 중국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일 뿐 ‘동북아균형자론’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도, 북핵·미사일 위기 속에 미국과의 안보 동맹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5년 만에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물샐틈없는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를 토대로 최고 강도의 대북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청와대는 이날 대국민메시지를 통해 ‘위대한 동맹’을 강조하면서 “이것이 25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담긴 의미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적 해법을 추구하는 문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도 불사하겠다며 대북 경고장을 날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정부가 최근 중국 정부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문제를 ‘봉인’하면서 내놓은 ‘3불(不)’ 입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될지도 주목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으며,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고 언급한 내용에 대해 “한국이 주권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편한 기류를 내비쳤다. 청와대가 이 부분에 대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힌 만큼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측 인사가 부정적 언급을 한다면 문 대통령의 ‘균형외교’는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정상회담 전 사드 갈등을 봉합한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핵 해법 논의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제재·압박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론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G2인 미·중(美中) 간에 긴장과 대립의 각이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놓고 협력 메커니즘을 조율해 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드협의로 불거진 韓美中 ‘3不’ 외교전

균형외교의 수단일까, 안보주권일까, 외교적 약속일까.  지난 10월31일 발표된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결과’에 명시된 이른바 ‘3불(不)’ 발언을 놓고 한국과 미국,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드갈등으로 불거진 한중관계의 경색국면은 풀렸지만, 협의 결과문에 명시된 ‘3불 입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안보현실을 표면화했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앞으로 미국과 중국은 우리 정부의 ‘3불’ 입장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프레임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文대통령 “한미일 군사동맹 바람직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은 11월3일 싱가포르 CNA와 인터뷰에서 “한미일 공조가 3국의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으로서는 안보에 있어 한·미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은 한국의 △사드 추가배치와 △미국의 MD 가입, △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문제가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의 인터뷰 영상이 나간지 몇 시간 뒤 나왔다. 그러면서도 외교부는 중국의 ‘3불 약속’ 보도 및 발언에 항의했다고 발표했다. 한중 사드협의 결과문에 명시된 3불 입장이 논란이 될 수 있음을 한미중 모두가 인지하고 입지 선점에 나섰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5일 청와대가 돌연 “문 대통령이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은 우리 동맹이지만 일본은 동맹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단순히 중국 측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왔다고 볼 순 없다. 문 대통령은 CNA와의 인터뷰에서도 균형외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3불 입장이 균형외교를 위한 방침 중 하나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른바 ‘군사 대국화’의 길을 지향하는 일본을 견제하며 한국의 국익은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對) 북중러’라는 신(新)냉전 구도를 형성하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미국에 간접 발신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외교안보 정책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며, 미국은 물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힌 것도 한국의 국익이 한미일 군사동맹이나 사드 추가배치, 미국의 MD 가입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주권’ 카드 꺼낸 미국     

트럼프 미 행정부는 한국의 3불 입장을 주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특히 맥매스터 보좌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이 확정적(definitive)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도 “기존 수도권 방어체계에서 방어 자산과 능력을 추가해 수도권 주민 보호에 노력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미국의 추가적 안보수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한국의 MD가입과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전략으로 구상해왔다. 2013년 6월 미 의회조사국(CRS)이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탄도미사일방어: 협력과 반대’라는 보고서는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이지스함과 X-밴드 레이더, PAC-3 등 미사일 탐지와 요격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과, 일본, 호주 내 배치한 방어자산을 상호 운용하고자 한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일본 외무차관이 한국 측에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제안한 것도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유사시 연계시키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은 한·일 ACSA체결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맥매스터 보좌관의 주권 언급은 미국이 북핵ㆍ미사일 위협을 근거로 한국의 안보정책을 압박해나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2016년 한국 정부는 북핵ㆍ미사일 위협의 엄중함을 근거로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를 체결했다. 당시 미국 측 인사들이 GSOMIA의 체결을 우리 정부에 촉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과 한미일 님블타이탄(Nimble Titan)16 워게임(war game)도 작년 이뤄졌다. 워게임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적의 공격을 가정하는 다국적 탄도미사일 방어연습이다.   

◆‘외교적 약속’ 주장하는 중국      

중국은 거듭 한국의 ‘3불’ 입장을 ‘외교적 약속’이라고 규정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중 사드협의의 특징은 당사자간 협상가능지대, 즉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가 매우 좁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은 서로의 입장을 ‘인식’, ‘유의’한다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갈등을 봉합했다. ‘3불’ 입장에 관해서도 중국의 우려만 명시하고 한국 정부는 ‘재차 입장을 설명했다’ 수준으로 정리했다.  

모호한 표현이 많은 협의일수록 해석의 폭도 넓을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과 관련해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건 협의 발표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3불’ 입장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를 ‘약속’이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한국 외교부의 항의를 받고 ‘입장 표명’이라고 수정했지만, 중국의 관영매체는 거듭 ‘약속’ 및 ‘결의’라고 표현했다. 우리 정부의 3불 입장이 어떤 상황에서도 바뀔 수 없는 외교적 공약으로 프레임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월 중순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적극적인 국제사회 ‘리더’로 승격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을 저지할 필요가 있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당초 한국 정부의 사드배치를 이해하는 대신, 3불 약속을 외교문서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대에 오른 文정부 ‘균형외교’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당장 사드협의로 인해 우리 정부의 3불 입장이 차기 안보의제로 부각됐고, 이를 둘러싼 미·중 간 이견 차가 명확해졌다. 대북제재를 놓고 미·중은 협력관계에 있지만, 북한을 둘러싼 국방정책을 놓고 미중은 엄연히 견제관계에 있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의 3불 입장을 둘러싼 미중 간 견제작업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균형외교는 자칫 잘못하면 ‘샌드위치’ 외교로 치달을 수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며 ‘실용적 균형외교’를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북한의 도발로 한국 정부는 미국과 사드배치에 합의했고, 중국은 갑작스러운 한국의 입장변화에 한국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사드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절차문제가 있었다며 소규모 영향평가를 일반영향평가로 바꾸겠다며 사드배치를 보류했다. 사드 배치가 일시 중단됐던 과정에서 미국 언론은 “한국 정부가 한미 동맹을 저버렸다”, “사드는 동맹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브룩스 사령관과 맥매스터 보좌관도 “사드는 동맹 간 약속”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결국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돌연 사드의 임시배치를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때그때 외교 사안에 대응하는 ‘줄타기’식 외교가 아닌 단ㆍ장기적 외교로드맵을 설정하고 동시에 추진해가는 ‘항행’식 외교를 펼쳐야 한다. 어떤 거대한 파도에 부딪쳐도 꿋꿋하게 항로를 따라 항행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승리의 외교이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한국 균형외교의 변수는 결국 북한”이라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했을 때, 북한과의 대화국면으로 접어들었을 때 등 각 상황별 그리고 시간대별 외교전략을 짜놓고 궁극적으로 어떤 한반도 평화체제를 갖출 것인지 로드맵을 세워 이를 전개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당장 대북압박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단계별로 압박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단기적 외교사안도 다층ㆍ다면적으로 접근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訪韓 맞아 한미 신뢰 공고히 해야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월5일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미국은 북핵 문제를 이번 순방의 최우선 의제로 꼽는다. 일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결코 지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내 기자회견에선 북한에 대해 “큰 문제”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한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대북 압박강화 방안과 함께 대북 군사옵션도 의제에 올린다. 한·미, 미·중, 한·중 정상 간 연쇄 회동이 이뤄지는 이번주(11월6~12일)는 ‘슈퍼 위크’로 불린다. 정상(頂上) 차원의 조율작업을 거쳐 미국 등의 한반도 전략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한·미 간 대북 공조 강화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은 3일 싱가포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한·중 간 사드 관련 합의를 계기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중 간 대립이 심화된 상황에서 균형외교라는 말 자체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과거 노무현정부 때도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놨다가 미국에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자 슬그머니 꼬리 내린 적이 있다.

북핵 문제의 중대 고비에서 한·미 간에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선 안 된다. 미국이 곧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화를 촉구하자 정부가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이 큰 독자 대북 제재안을 뒤늦게 발표한 것도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訪韓)과 관련해 “한·미관계를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양국 간 신뢰를 높이고 대북 공조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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