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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드라마에서 ‘가족’이 퇴출된 ‘황금빛 내 인생’
전통적 가정·가족관이 급격히 변화하는 현시대에 각 종교별 가족관은?
기사입력: 2018/02/06 [09:1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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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2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 시청률 40%대를 유지하면서 ‘국민드라마’로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을 망라한 전체 TV드라마 중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1월29일 TNMS(전국 3200가구에 거주하는 약9000명 대상) 미디어 데이터에 따르면 28일 방송된 ‘황금빛 내 인생’은 평균 시청률 42.5%, 최고 1분 시청률 45.1%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36회, 1월7일 방송) 42.3%를 넘는 수치이다. 이날 최고의 1분을 기록한 장면은 빵집 건물을 통째로 사서 빵집을 망하게 하라는 노명희(나영희)의 지시를 받고 찾아온 민 부장과 도망친 서지수(서은수), 서지수의 도망을 도운 선우혁(이태환)이 마주치는 장면이다. 민 부장의 강압으로 서지수가 다시 해성그룹으로 돌아갈지 여부를 두고 긴장감이 조성됐다.  
▲ ‘황금빛 내 인생’ 포스터 / 사진제공=KBS                   

인기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줄거리

'황금빛 내 인생'은 신혜선, 이태환, 박시후 주연으로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무(無)녀에게 가짜 신분상승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그린다. 금수저로 신분상승의 기회를 맞이한 신혜선이 도리어 나락으로 떨어지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깨닫는 이야기를 담은 전세대 공감 드라마다. '내 딸 서영이'(2012)를 집필한 소현경 작가와 인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을 제작한 김형석 PD가 뭉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박시후는 냉철함과 따뜻함을 겸비한 재벌 3세 '최도경' 역을 맡았다. 극(劇) 중에 최도경은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해성그룹 외아들이자 전략기획실 팀장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지향하며 부모-자식 간에도 깍듯하게 선을 지킬 만큼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였던 최도경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내면에 잠재돼있던 허당 매력을 드러낸다.신혜선은 돈 없고 빽 없고 운 없는 흙수저 계약직 여주인공 '서지안' 역으로 분한다. 극 중 서지안은 정규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예스를 외치며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버티는 캔디같은 캐릭터다. 그러던 서지안에게 인생을 뒤바뀌게 만들 기회가 운명처럼 찾아오면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경험한다.  

이태환은 신혜선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산업디자인과 휴학생 '선우혁' 역을 맡았다. 극 중 선우혁은 서지안과 '남사친-여사친' 케미를 그려진다. 선우혁은 1인 싱글가구 DIY 인테리어 쇼핑몰 대표로 서지안을 10년 이상 짝사랑하고 있다. 또한, 서은수는 서지안과 정반대 성격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 '서지수' 역으로 변신한다. 극 중 서지수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지만 본인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천진난만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다.그밖에 천호진, 김혜옥, 전노민, 나영희 등 든든한 명품 배우 군단이 합세해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천호진은 쌍둥이 자매 서지안(신혜선 분)-서지수(서은수 분)의 아버지 '서태수' 역을 맡았다. 김혜옥은 두 자매의 어머니 '양미정' 역을 맡아 통통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첫째 아들 서지태 역에는 이태성이, 막내 아들 서지호 역에는 신현수가 캐스팅됐다.전노민은 최도경(박시후 분)의 아버지이자 해성그룹 부회장 ‘최재성’ 역을 맡아 극중 중심을 잡는다. 나영희는 최도경의 어머니이자 해성그룹 실질적인 안주인 '노명희' 역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또한 이다인이 최도경의 하나뿐인 여동생 ‘최서현’ 역으로 활약한다. 제작진은 "재벌남-캔디의 만남이라는 익숙한 스토리에 예상치 못한 반전을 더해 새로운 내용을 보여주겠다"며 "흥미진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방송에 앞서 밝힌 바 있다.

가족 드라마에서 ‘가족’이 퇴출되다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가족이 해체 되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가장은 ‘가장 졸업’을 선언하고 관습을 거부하는 자식들도 독립해 각자의 길을 간다.

아무리 가난해도 5인 이상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거실이 있다. 미혼이거나 분가하지 않은 자식들(심지어 부모나 형제까지)이 한데 모여 살아야 하니 (마당이 있는) 2층 단독주택이 필요하다. 이들은 명절도 아닌데 자주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일상을 공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녁이 있는 삶’도 필요하다. 어디 그뿐일까? 이 가족은 징글징글하게 갈등을 겪으며 해체될 위기에 처하지만 결국 화해한다. 심지어 자식들은 취업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주말 가족드라마를 보면 빠지지 않는 풍경이다. 가끔 출생의 비밀이라든가, 재벌가와 얽힌 서사가 첨가되지만 언제나 주인공은 가족이다.    
▲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딸 서지안(신혜선)은 아버지에게 “같이 있기가 힘든데 가족이면 무조건 같이 살아야 하는 거예요?”라고 묻는다    

비록 드라마라고 하지만 이런 풍경이 당연한 걸까?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구 구성 비율 중 5인 이상의 가족은 고작 6.2%다. 반면 1인 가구 비율은 27.9%로 가장 높다. 부모는 점점 늙어가고 자식들은 더는 가족을 재생산하지 않는다. 아니 그게 불가능한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주말 가족 드라마가 그동안 성실하게 재현한 가족 풍경은 이제 실화(實話)가 되기 힘들다. 가족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가족주의’로서 전통 체계는 이제 보편적이지 않다.

통계뿐만 아니라 의식이나 라이프스타일도 그렇다. 빠르게 ‘탈(脫)가족주의화’로 가고 있다.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주말 가족 드라마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앞서 종영한 ‘아버지가 이상해’(KBS 2)는 결혼인턴제, 졸혼(卒婚) 등 비교적 최근 이슈를 다뤄 화제가 되었다. 전통 가족 체계를 유지하고 싶은 부모 세대의 관습과 가족 재생산이 불가능해진 사회를 사는 자식 세대의 변화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아버지가 이상해’ 후속인 ‘황금빛 내 인생’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이것은 가족이 아니다”라는 선언을 한다.한때 가장이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중산층 가족이 부도를 맞으며 단란한 가족은 해체된다. 능력 있는 사장이며 좋은 아버지였던 가장 서태수(천호진)는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게 되고, 장남 서지태(이태성)는 가족이 살 전셋집을 구하느라 빚을 떠안게 된다. 조각가를 꿈꾸며 미대 입시 준비를 하던 장녀 서지안(신혜선)은 취업이 잘 된다는 경영학과에 진학해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입사하지만 ‘금수저’ 동료에게 정규직 자리를 빼앗긴다. 설상가상으로 어릴 때 길 잃은 아이를 데려와 지안의 쌍둥이 동생 지수(서은수)로 키웠는데 어느 날 친부모가 나타난다. 그들이 재벌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태수의 아내 양미정(김혜옥)은 ‘고생한 친딸이 재벌가에 가서 편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딸을 바꿔 소개하고, 이 거짓말이 들통 나 위기에 처한다. 그 충격으로 집을 나간 딸 서지안은 집으로 돌아가자는 아버지의 말을 거부하며 반문한다. “같이 있기가 힘든데 가족이면 무조건 같이 살아야 하는 거예요?”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인생을 바쳤지만, 아내를 비롯한 자식들은 누구도 가장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원망하며 경멸한다. 그런 현실에 절망하던 서태수는 결국 ‘가장 졸업’을 선언한다. “나 이제 이 집 가장 졸업이야. 이젠 다 각자 알아서 살아.” 위기 가운데서도 유지되어온 가족의 서글픈 종말이다.

그런 현실을 반영하듯 그동안 주말 가족 드라마에서 수없이 반복한 ‘5인 이상 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는 장면이 이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는다.이런 부모의 이야기 반대편에는 자식들의 사정이 있다. 장남 서태수는 가족이 살 집을 구하느라 빚을 지고, 재수하는 동생 학비까지 대느라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한다. 연인이 있지만 ‘비혼 커플’이다(현재는 결혼했으나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장녀 서지안은 가족을 떠난 뒤에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직면하게 된다. “당신 인생은 당신이 사는 거야. 남들 보라고 사는 게 아니라고”라는 하우스메이트의 충고에 “계약직끼리 ‘우리’가 어디 있어? ‘우리’는 ‘우리’가 아니어야 사는 거야”라며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견디던 삶조차 결국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깨닫는다. 재수하던 막내 서지호(신현수)는 대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겠다며 독립한다.서태수 가족의 건너편에는 가장의 명령으로 유지되는 재벌가 해성그룹 가족이 있다. 이들은 그룹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와 규범만 존재하는 ‘비즈니스 패밀리’다. 그 가족의 일원이 된 서지수는 그곳이 ‘가족’이 아님을 폭로하며 그 질서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한다. 해성 그룹 후계자로 훈육을 받으며 자란 아들 최도경(박시후) 또한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 ‘재벌 3세’의 자리를 포기하고 독립을 선언한다. 서태수 가족이나 해성그룹 가족이나 우리가 가족이라 여기던 곳이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는 ‘개인’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니들 애비여서 미안”해 하던 부모와 “가족이면 무조건” 이해하며 함께 살아야 하는 관습을 거부하는 자식들이 서로 독립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 재벌가인 해성그룹은 전형적인 가부장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KBS 화면 캡쳐         

최근 발간된 책 『이상한 정상가족』에서 김희경은 한국사회의 ‘가족주의’에 관해 “사회가 근대화되면 가족이나 집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개인화도 같이 진행된다는 게 상식이다. 한국은 이만큼 사회가 복잡해지고 분화됐는데도 여전히 가족주의의 영향이 뿌리 깊다”라고 진단한다. 사회는 분화되었지만, 개인은 가족에서 미처 분화되지 못한 비정상 사회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가부장·혈연 중심 가족주의의 불가능성, 가족의 재구성, 온전한 개인의 탄생 등은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각 종교의 가정·가족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계는 여전히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해체되어 가는 가정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어느 종단은 아예 명칭에다 ‘가정’을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가정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특히 기독교 계통에서는 가정은 하나님을 ‘보이지 않는 호주‘로 모시고 살기를 원한다. 불교나 다른 종교에서도 가족 공동체를 중요시 한다. 

◆기독교: ‘가정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부모가 가르치고 모범 보여야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17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 포함)’는 응답이 49%로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24세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5년전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률(26.9%)에 비해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문항에선 ‘그런 편(매우 그러함 포함)’이라는 응답이 46.1%에 달했다. 급변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결혼·가족관은 이미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기독교 가정사역 전문가와 신학자, 목회자들을 통해 바람직한 결혼 및 가족관에 대해 들어봤다.

시대가 변할수록 청소년들이 결혼을 꺼리는 이유는 뭘까. 기독교 교육 및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청소년보다는 그들이 속한 가정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신형섭(장신대 기독교교육) 교수는 “기본적으로 요즘 청소년들이 가정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면서 “자신이 가정에서 합당한 소속감과 사랑, 상호 소통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청소년들이 가정을 소망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공간보다는 불편하거나 상처받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전혜련 한국뉴욕주립대 교수는 “부모가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왜 결혼하고 싶지 않겠느냐”면서 “우리 부모세대가 건강한 가정의 모델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부모가 곧 자녀 삶의 거울이라는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는 개인주의도 지적됐다. 김성묵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장은 “포스트모더니즘이 거세게 밀려들면서 나타나는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성경에는 남녀가 한 몸을 이루는 것, 나아가 자녀를 출산하고 가정을 이루는 일에 대해 하나님이 주신 축복임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표 참조).‘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8)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 2:18) 등이 주된 근거다. 다만 특별한 은사를 받은 경우, 독신 등을 인정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신 교수는 “성경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말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결혼이며, 십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성경 또한 가정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은 “결혼은 부족한 사람을 위한 제도이며,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조화를 이뤄가는 종합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성경 말씀대로 결혼하고 가족을 꾸리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이라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모와 목회자 등 크리스천 기성세대들의 지속적인 가치관 교육을 강조한다. 전 교수는 “‘부부는 동반자’라는 개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상대방을 통해 배울 수 있음을 깨달을 때 모든 일에 의욕이 생긴다”면서 “이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가정사역자 양성을 제안했다. 50∼60대 사역자보다는 지금 이 세대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중심한 가정사역자를 키워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길원 하이패밀리 공동대표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할 때 출산, 결혼, 양육, 보육, 환경을 만드는 일에 있어서 교회가 큰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교회 공간부터 공유개념으로 이 문제에 접근한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묵 본부장은 “결혼생활에 대한 ‘혼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해진 교육기관을 통해 결혼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정부가 출산, 주거 등에 있어서 신혼부부 등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천주교: 가장 기초적 공동체요 가장 완전한 사랑의 공동체     

가정은 사회의 가장 기초적 공동체요 가장 완전한 사랑의 공동체다. 그러므로 1). 가정은 신성(神性)하다.

신성하고 존엄한 사랑으로 이루어지며 그 사랑을 위해 있기 때문이다. 2). 가정은 신성한 혼인으로 이루어진다. 혼인은 부부의 애정과 신의를 토대로 하며 부부의 사랑으로 새 생명을 낳는다. 이 혼인은 하느님이 정하시고 강복하시는 제도이다. 3). 교회는 신자들이 사랑으로써 가정을 성화(聖化)하도록 협력, 지도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시킨다. 그리고 혼인은 아래와 같은 요건을 갖추도록 가르친다. (1). 혼전(婚前)에 몸과 마음을 순결하게 잘 준비한다. (2). 혼례는 교회의 사제와 공동체 앞에서 서약(誓約)해야 한다. (3). 결혼한 후에는 단일한 동거생활로써 서로 신뢰와 사랑으로 대하며 희생과 봉사를 다 한다. (4). 부부는 혼인으로써 하느님이 짝지어 주신 한 몸이므로 서로 헤어질 수 없다. (5).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부모가 버릴 수 없는 하늘이 준 권리요 의무 이다. 부부는 최대의 책임감으로 하느님이 주신 자녀들을 사회와 국가의 혜택과 제도 내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양육되도록 해야 한다. (6). 사회와 국가는 그 범주 내에서 가정과 화합하여야 한다. 가정에 대한 도덕의 파괴나 생명에 위협을 주는 입법(立法)은 천주교 교리에 위배된다.

◆불교: 붓다, 가족 간 평등 강조…現 가족 유연성 수용해야     

탈(脫)가족시대에 불교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불교여성연구소(소장 조은수)는 지난 12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 탈가족시대의 가족을 말하다’를 주제로 창립 6주년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토론회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가족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 지를 분석하고, 현재 탈가족 현상에 불교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발표들이 이어졌다.전영숙 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불경을 통해 살펴본 도반으로서의 가족’에서 불교는 가족에 대한 자비심과 성(性)평등을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연구원은 “불교가 출세간을 지향하고 남녀차별을 부추기는 등 가족관에서 부정적 요소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경전을 살펴보면 불교야말로 가족에 대한 자비심과 성 평등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붓다 스스로도 출가 전 가족 구성원이었고, 성도(成道) 후에 승단을 구성하면서 가장 많이 참고한 것이 가정이었다. 승가공동체는 호혜와 평등의 원칙이 지켜지는 가족공동체를 참고해 조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의 자비심과 제도의 의지는 가족애로부터 출발한다”면서 “좁게는 현생의 가족부터 넓게는 윤회 안에서 모두가 내 가족이 아님이 없다는 자비심으로 확대된다. 이런 사랑은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가든 자연스럽게 재조정·구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불교여성연구소는 12월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 탈가족시대의 가족을 말하다’를 주제로 창립 6주년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수호 중앙승가대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가족의 친밀성 변화와 불교적 가치관의 검토’를 통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가족 변화 현상을 진단했다. 박 실장은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가족의 유연성은 생애 과정을 기획하는 개인적 선택의 결과”라며 “‘사랑하되 구속하지 않는 개인 중심의 가족’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가족 질서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불교의 가족관은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구속적이지 않는 친밀성을 제공한다”며 “한국불교도 교리의 적극적 해석을 통해 가족 유연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국 사회의 가족 문제와 불교적 대응방안’을 발표한 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고 서로에게 긍정의 영향을 미치는 이웃과 큰 불자가족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가정관: 출발도 가정이고 결론도 가정     

통일교회의 이상(理想)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출발도 가정이요, 결론도 가정입니다. 아직까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소망해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행복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체계화시키고 천주화(天宙化)시켜서 무한한 가치를 드러냈기에, 통일주의가 공인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주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없이 모두 머리를 숙이고 좋아하게 되면 세계는 자동적으로 통일이 되는 것입니다. (26-103, 1969.10.18) 

성경 66권은 전부 다 이상적인 가정을 소원한 말씀입니다. 남자들이 소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상적인 아내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자가 태어나서 가장 소원하는 것은 이상적인 남편을 만나는 것입니다. 여자는 아무리 학·박사가 되어서 세계에 큰소리를 친다고 해도 그의 소원은 이상적인 남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이상적인 남자를 만나서 복스러운 아들딸을 낳는 것입니다. 이것이 행복의 뿌리입니다. 이러한 가정에 통일교회 교리를 제정해 놓았기 때문에 뺄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26-103, 1969.10.18)

천국은 어디서부터 이루어지느냐? 우리들의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슨 주의냐? 가정주의입니다. 우리가 표방하는 천주주의(天宙主義)는 ‘하늘천(天)’자에 ‘집주(宙)’자, 즉 하늘집주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천주라는 뜻이 확실해지는 것입니다.(26-103, 1969.10.18)    

가정은 작은 사회에 입각한 작은 국가입니다. 작은 국가요, 작은 세계요, 작은 천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을 떠나가지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가정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통일교회가 위대하다는 겁니다. (24-230, 1969.8.17) 

가정은 만고불변의 기원이며 기틀입니다. 이것은 아버지도 고칠 수 없고, 형제도 고칠 수 없으며, 어느 나라 어떤 제도로도 고치지 못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고치지 못하며, 하늘땅도, 하나님께서도 고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이라는 것에는 영원히 혁명이라는명사가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25-87, 1969.9.30)
<문선명선생말씀선집 중에서 발췌>

흙수저와 낙하산인사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 최고 시청률을 돌파하며 장안의 화제다. 연령대별 고른 시청률 분포를 보이지만 중·장년층 중에는 본방사수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코드는 흙수저 집안의 불편한 가족관계 톺아보기(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기)다. 특히 흙수저 자식들의 고군분투를 고스란히 받아내는 ‘흙수저 아버지’ 서태수(천호진 분)의 리얼한 연기는 폭넓은 공감대를 자아낸다. 한마디로 흙수저 가족의 고단함을 그려낸 ‘황금빛 내 인생’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고단하기 때문일 터이다.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7년 30세 미만 소득 1분위 계층(하위 20%)의 월 소득이 78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우리 청년들이 ‘88만원 세대’에서 ‘77만원 세대’로 전락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66만원 세대’도 멀지않았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고용절벽에 내몰린 청년들이 부모의 경제력을 탓하는 현실이다. 청년들의 고달픔은 기성세대의 자괴감과 하나의 맥으로 상통한다. 청년빈곤도 문제이지만 금수저가 양질의 일자리를 독차지하는 채용비리는 흙수저들의 희망고문이다. 금수저와 흙수저 간 일자리 불평등 해소는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늘리기보다 더 화급한 과제다.

지난해 터져나온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이뤄진 공공기관 채용 과정 전수조사 결과, 275개 공공기관 중 94%인 259곳에서 비리가 적발됐다. 이름만 ‘공채’였지 로비와 청탁이 일상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 반(反)부패부가 7월부터 벌여온 공공기관 채용 비리 중간수사 결과 채용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고위 간부들과 청탁을 넣은 국회의원 보좌관 등 모두 30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그러나 비리의 ‘몸통’에 대한 조사와 처벌의지 미흡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채용비리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법적·제도적 장치와 수단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공공기관이 ‘빽’ 없는 청년들을 들러리로 세웠다. 소문이 사실로 밝혀졌다.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진다는 취업준비생 아들을 둔 아버지의 하소연을 들을 때만 해도 ‘뭐 그렇게까지야 할까’ 반신반의했는데, 비슷한 처지임에도 공감 능력이 부족했었나 보다. ‘면접을 통과해 최종 합격하는 이들의 경우 국회의원 등 실력자의 ‘빽’을 달고 있지 않은 이가 없다’는 게 아들의 푸념이었단다. 마땅히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채 아들의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못난 아비는 천생 ‘황금빛 내 인생’의 흙수저 아비였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연말 공공기관장들과의 워크숍에서 1월말까지 채용 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책 마련은 당연하다. 그러나 드러난 비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단죄가 우선돼야 한다. 채용비리가 이처럼 일상화된 것은 무엇보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청탁의 몸통이랄 수 있는 현역의원 등 갑질 청탁에 대한 조사는 더욱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검찰이 언제까지 ‘깃털’만 잡았다는 비난을 받아야 하나. 흙수저들을 두번 울리는 채용비리는 청산돼야 할 ‘적폐 1호’로 삼는다면 비리의 전후방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야 한다.

채용비리를 근절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실천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부터 없애는 게 급선무다. 낙하산, 특히 전문성 없는 선거 공신 출신이 공공기관장으로 내리꽂히면 청탁에 휘둘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십상이다. 공공기관장 자리를 대선 승리의 전리품으로 삼는 관행은 언젠가는 폐기돼야 마땅하다. 흙수저의 눈물을 거슬러 올라가면 낙하산과 만나게 된다. 문재인정부가 이런 악순환의 사슬을 끊을 솔선수범의 의지와 실천력을 보여야 한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취임사가 공염불(空念佛)이 아니라면 말이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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