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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만으로 환경문제 해결 어려워… 모든 분야 힘 모아야”
제24차 ICUS 세계적 석학 15명 ‘환경보호’ 모색… 서울 롯데호텔월드서 열려
기사입력: 2018/03/08 [07:4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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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차 ICUS 세계적 석학 15명 ‘환경보호’ 모색     

‘지속가능한 개발 없이는 지구의 미래는 암울하다.’효정국제과학통일재단(HJIFUS·회장 주동문)이 지난 2월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한 제24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선 ‘지구 환경 변화에 대한 과학적 해결책’을 주제로 열띤 논의가 벌어졌다. 이번 회의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석학 15명을 비롯해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과학기술의 기여 방법과 현실 정치의 역할, 사회 전반적 인식 변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ICUS는 1972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시자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창립했다. 이번 24차 ICUS는 2012년 문 총재 성화(聖和·타계) 이후 두 번째로 열렸다.     

“지구환경 다치지 않는 지속가능 개발 중요”… 한 총재 ”과학자들 노력 필요”     

지구환경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이 서울에 모여 인류의 생존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석학들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물과 식량을 비롯해 미래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류가 당면한 환경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 한학자 총재가 2월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ICUS)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이날 개회식에서 “오늘날 세계는 문명과 과학의 발달로 풍요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과학자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과학문명의 발달이 균형을 잃어버리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며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과학자들의 책임감과 노력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과학의 도움 없이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다”며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과학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번 회의에는 199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몰리나(75·멕시코) 박사, 2008년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인 뤼크 몽타니에(86·프랑스) 박사 등 석학 15명이 참가했다. 몰리나 박사는 염화불화탄소 가스 배출의 직접적 영향에 따른 오존층 감소를 예측했고, 몽타니에 박사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를 발견한 석학이다.     
▲ 제24차 ICUS가 열린 2월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과학자들이 지구환경 보호를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회의는 ‘지구의 건강을 회복하는 길’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하는 길’ 2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몰리나 박사는 “각 국가가 자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 노력하면 환경 파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비록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지만 배출량을 줄이려는 다른 회원국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윤순창 서울대 명예교수(지구환경과학)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봐야 한다”며 “생태계를 해치지 않고 발전을 이어갈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ICUS는 1972년 가정연합 문선명·한학자 총재 주도로 시작된 국제회의로, 인류 발전을 위한 과학계 노력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2000년까지 ‘학문의 통일’을 주제로 열린 22차례 회의에는 노벨상 수상자 36명을 비롯한 세계 석학 2,000여명이 참가했다. 2000년 이후 중단됐다가 최근 세계적으로 지구환경 보호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2017년부터 ‘지구 보호와 자연 복원’이란 목표 아래 다시 개최되고 있다.  

◆“기후문제, 과학만이 해법 아니다”

이날 첫번째 세션은 멕시코 화학자 마리오 몰리나(75) 박사가 ‘지구의 건강을 회복하는 길’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몰리나 박사는 염화불화탄소로 인한 오존층 감소를 예측해 199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석학이다. 그는 “195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국제적인 개발 등 기후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변수가 급속히 늘어 현재에 이르렀다”며 “인류의 이 같은 행동으로 생태계에서 수많은 ‘멸종’이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양과 대기오염, 기후문제 등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지구가 겪는 문제를 수치화한 이른바 ‘행성적 한계치’를 9개 분야로 나눠 보면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분야가 3개나 될 정도”라고 덧붙였다.    
▲ 2월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ICUS에서 마리오 몰리나 박사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몰리나 박사는 과학을 넘어 정치와 사회·경제 분야를 모두 감안한 통합적 접근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책 입안 등 정치를 비롯한 각계와의 협업(協業) 없이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화학을 연구하는 사람이지만 화학만으론 환경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과학자를 비롯해 경제인, 신학자 등 모든 분야 전문가가 협력해 국제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른바 ‘불가역적’ 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윤순창 서울대 명예교수(지구환경과학)는 “빙하를 예로 들면 한 번 녹아버리면 다시 얼지 않는다”며 “이런 불가역적 변화에 현재의 인류와 그 후손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구,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탄소 배출 등으로 인한 지구의 온도 문제도 심도있게 다뤄졌다.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가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이상 징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미국 미시간대 리처드 루드 교수는 “행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행성 자체가 열을 축적하는 기관임을 이해하는 일”이라며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해양에 열이 축적되면서 얼음이 녹고 해수면 상승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2월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ICUS에서 데이비드 알 쇼나드 박사(왼쪽 세 번째) 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자연적인 것과 인간의 행동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후자(後者)로 인한 기후변화가 대응이 어려울 정도로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미 인간은 해수면 상승이나 계절주기 변화, 지형 변화 등 이상징후를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루드 교수는 “소비와 인구, 에너지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벼랑 끝에서 되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브라이언 폰 헤르첸 기후재단 회장도 “기후변화로 세계가 온도가 높아져 그 어느 때보다 산불이 많이 나고 산불 때문에 메탄가스가 발생하고 있다”며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이 되어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변화의 벼랑에서 돌아오는 데 실패하면 문명 자체가 멸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법으로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협력하는 ‘에너지 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제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를 이끄는 나시르 엘 바삼 박사는 “과학적 솔루션은 물론 중요한 주제이나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정치적 의지와 조치”라며 “이런 조치로 기후 악화와 토양 유실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과 식수 확보, 태양 및 해양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유기적 결합 등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입돼야 한다”며 “세계 각국이 각자의 영역에서 영감을 나누고 힘을 합치는 ‘에너지 혁명’으로 미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 마지막날인 2월24일 3번째 세션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를 발견해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생물학자 뤼크 몽타니에(86) 박사의 발표를 시작으로 ‘자원의 충분한 활용’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오존층 파괴 예견 마리오 몰리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달성 주력해야”
노벨상 수상자 마리오 몰리나 “한국, 재생에너지 사용 계속 늘리길”
    

1974년 갓 서른을 넘긴 박사후 연구생 마리오 몰리나는 염화불화탄소(CFCs·일명 프레온가스)가 성층권의 오존을 파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다. 당시 과학계는 연구 결과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11년 뒤 실제로 남극에서 오존홀이 발견되면서 그의 가설은 사실로 입증됐다. 이 업적으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멕시코 화학자 몰리나 박사가 제24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 참석차 방한했다.

“약 40년 전 오존층 파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산업계는 CFCs를 매우 많이 만들어냈는데, 과연 이런 가스가 하늘로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어요. 저와 제 동료(셔우드 롤런드)는 CFCs가 특정 고도에 도달하면 분자가 쪼개지면서 오존을 파괴할 수 있다고 화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이런 이해가 프레온가스 금지 같은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오존층 파괴에 대한 연구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마리오 몰리나 박사가 2월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과학적인 환경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몰리나 박사는 각 사안에 대한 이해 못잖게 다양한 환경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등 각기 다른 환경문제를 통합해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를 타라고 권장하면서 전기는 계속 화석연료로 만들어낸다면 의미없는 일이겠죠. 전기차를 타면서 동시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이날 서울은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까지 치솟았다. 멕시코 출신인 몰리나 박사는 창밖에 자욱하게 깔린 미세먼지를 보며 “멕시코시티도 미세먼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에서도 최근 들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방 산업도시도 문제이지만 수도인 멕시코시티는 주변에 산이 많아 (대기가 정체돼) 농도가 높다”고 덧붙였다.하지만 그가 걱정하는 멕시코의 미세먼지(PM2.5)는 우리나라의 75% 수준이다. 몰리나 박사는 대한민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제시한 목표(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를 달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그는 “중국도 그동안 석탄에 의존했지만, 최근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아) 좋은 여건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계속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과학 고문이었던 몰리나 박사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환경부문에서 일보 후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발전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에도 낙관적인 모습이었다.

“오존층 파괴를 줄이려고 도입한 화학제품이 온난화 원인 물질로 밝혀지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과학의 발달로 오존층과 온난화 또는 온난화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잡는 기술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가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 뛰어든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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