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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정치종교’와 실버민주주의
6·13 지방선거는 ‘실버票心’이 당락 갈라
기사입력: 2018/04/16 [06:3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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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인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폴리티카(politika)』에 따르면 정치는 도시(polis) 또는 국가 운영을 다루는 방법이다. 독일의 사회·역사·정치학자 막스 베버는 비슷하게 국가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활동을 '정치'라고 정의했다.결국 정치란 물리력을 독점한 행정 또는 입법부가 공동체 자원을 배분하는 기술적 절차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우리가 경험하는 정치일까?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역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목적론적인 정치를 제시했다.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만드는 게 정치의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독일과 미국의 사회철학자 마르쿠제가 지적했듯이 플라톤이 꿈꾸던 유토피아는 왕은 왕답게, 노예는 노예답게, 각자 타고난 운명에 충실한 계급사회였다는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지만 말이다.

목표 없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사회자원을 임의로 분배할 수는 없기에, 분배방식 자체가 이미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플라톤식(式)의 정치는 단순한 분배 방식을 넘어 역사적이고 이상적인 목적을 추구한다. 과거 우리의 국민교육헌장에서 말하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같은 목표 말이다.독일 헌법학의 대가이자 나치 당원이었던 카를 슈미트는 그러하기에 『정치신학』이라는 책에서 모든 정치는 결국 종교라고까지 주장했다. 신(神)을 통한 존재적 구원을 약속하는 종교와 같이 정치는 지상에서의 천국과 구원을 약속한다는 말이다.거대한 목표를 추구하는 플라톤의 정치는 멋지고 웅장하다. 하지만 정치가 종교가 되는 순간, 상대방 경쟁자는 전멸시켜야 하는 종교적 이단이 되어버린다. 플라톤 정치가 이상적인 의도를 숭배하는 종교적 정치와 같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는 상대적으로 유치하다. 그저 개개인이 더 자유롭고 더 잘살기를 바랄 뿐이니 말이다.    

6·13 지방선거는 ‘실버민주주의     

‘늙은 병마(兵馬)는 마구간에 엎드려 있어도 마음은 천리를 달리고, 선비는 나이 들어도 비상한 기상이 꺽이지 않는다’ 『삼국지(三國志)』의 조조가 쓴 시(詩)의 한 구절이다. 1800년 전 천하를 호령하고 65세로 사망한 조조는 나이가 들어서도 늙은 병마처럼 천하를 누비고 싶어했다. 『삼국지』를 쓴 진수(陳壽)는 “계략이나 권모술수를 다하고 사람을 쓰는 데 능숙하여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실리적이어서 천하의 대업(大業)을 이를 수 있었다”고 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오늘날 60이라는 나이를 삶을 재가동하는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막연한 꿈을 꾸던 젊은 시절 경험했던 시행착오, 스승들이 가까이서 방어벽을 쳐주는 든든한 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60이 되면 새로운 설계도를 작성해야 한다.제7대 6.13 지방선거철이 목전에 도래했다. 그런데 유권자 중 60세 이상이 30%를 넘는 지역이 전체 82개 군(郡) 중에서 76곳이나 된다. 광역시의 도농(都農) 지역과 대도시 주변에서 신흥도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60세 이상이 좌우한다. 이 지역들은 모두 2030세대를 유권자 수로 압도하고 있다. 60세 이상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게 됐다. 2030세대를 위한 정책이나 공약보다 60세 이상을 위한 정책이나 공약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6월 지방선거는 이른바 ‘실버민주주의’다. ‘선거가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정치’로 바뀌고 있다. 실버 민주주의는 일본의 신조어(新造語)다. 이는 고령화 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에서 노인들이 투표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그에 따라 정치권이 고령화 인구에 편향된 공약과 정책만을 내놓는 세태를 말한다.6.13 지방선거는 ‘실버 표심(票心’이 당락을 가른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실버 표심을 공략할 정책들에 얼마나 공을 들일지, 또 이들 공약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선거판의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정치 흐름이다.역대 선거에서 60대 이상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결집력과 투표율을 보여왔다. 선거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부터 실버민주주의가 본격화되면서 보수 성향의 유권자층이 두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당연히 나온다.그러나 지난 19대 대선 이후 6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 성향이 더 이상 보수 일변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며,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정당이나 지역보다는 정책 중심으로 변할 가능성이 함께 제기된다.또한 전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보나 이념에 덜 민감한 세대가 60세 이상에 새로 진입하면서 진영논리보다는 복지나 일자리 등 본인에게 유리한 정책을 보고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락을 좌우할 실버세대의 관심과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60세 이상은 이젠 복지정책 등을 보고 투표한다.요즘 후보들의 비전과 공약들은 대부분 너무나 정치 선동적이며 표모으기용 기술서임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 같다. 우선 각 정당들은 `수의 게임’, 즉 선거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노인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정권 장악이나 각종 선거에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모든 국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후보자들의 리더십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작금과 같이 치졸하게 전개되고 진흙탕 싸움에서 더해 내거는 비전마저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면 앞으로의 4년도 뻔할 뻔자가 아닐까.

민주주의의 꽃은 역시 선거다.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한 선거의 주체는 당선을 목표로 하는 정치인도, 선거를 관리하는 공무원도 아닌 바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들이다. 아니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헛도는 노인복지정책에 뒤통수 맞는 노인들’이 되지 않도록 한 표의 기적이 있어야 한다.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우리나라도 이제부터라도 노인인구의 양적 증가 및 질적 변화와 함께 노인들은 복지의 수혜자로 남아 있기보다는 자신의 권리와 권익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주체로서 등장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정치참여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와 권익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물론 이는 노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노인복지 관련 단체들의 몫이다. 선거는 우리부터 이어지고, 우리가 직접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이번 실시되는 지방선거에도 모두 적극적으로 투표해서 이 선거 축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기를 바란다.

멋진 의도를 가졌지만 언제나 가난과 독재로 끝나는 플라톤의 정치. 반대로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결과에 집중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 결과와 의도, 우리는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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