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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영 “이웃종교 향한 폭력 절대 있어선 안 될 惡”
‘훼불사건’ 파면처분 승소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한국 교회, 이성 되찾는 계기되길”
기사입력: 2018/09/12 [08:27]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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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불사건’ 파면처분 승소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한국 교회, 이성 되찾는 계기되길”
 
한국은 다종교 국가이다. 이 땅에는 ‘종교백화점’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다종의 종교들이 존재한다. 크게 나눠 자생 종교와 외래 종교가 혼재하면서도 비교적 ‘종교평화’를 잘 이루고 있다. 그런데도 이따금 이웃 종교를 향한 폭력이 서슴없이 자행되기도 한다.

2016년 1월 개신교의 한 남성 신도가 저지른 불상훼손 사건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궜다. 경북 김천에 있는 사찰 개운사(開雲寺) 법당에 60대의 개신교인이 “불상은 우상”이라며 무단 침입해 각목을 휘두르며 불상과 법구(佛具: 불교 의식에 쓰는 기구)를 훼손해 약 1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2017년 3월1일 守岩칼럼- 개신교인 불상훼손 대신 사과한 神大교수 파면…‘종교재판’ 논란 참조>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서울기독대 신학과에 재직하고 있던 손원영 교수는 SNS를 통해 개신교계를 대신해 사과한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법당 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듬해 서울기독대는 오히려 징계위원회를 열고 18년간 재직한 손 교수를 파면했다. 그리스도교회협의회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을 했다는 것이 파면 이유였다. 이 소식은 사회적 공분(公憤)을 불렀고 2017년 6월 손 교수는 부당징계를 철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1여년 뒤인 지난 8월30일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그리스도교회협의회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파면당한 손 교수가 부당징계 철회소송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불상 훼손 사건과 손원영 교수의 파면    
        
한 개신교인의 불상 훼손을 대신 사과하고 불상 재건립을 위해 모금을 벌인 신학대 교수를 학교 측이 파면해 파문이 확산되었다. 목회자와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파면철회 서명운동이 시작됐고, 불교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냈다. 그때 불교계뿐 아니라 개신교 내부에서도 비판이 거셌다. 당시 서울 은평구 소재 서울기독대 신학전문대학원 손원영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독교인의 한 명으로서 사과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였다.

이와 관련, 2017년 2월17일 서울기독대 이사회는 23년간 이 학교에 근무해온 손 교수를 파면 처분했다. 공식적인 손 교수의 파면사유는 학교의 재단격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과 약속한 사항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이었다. 학교 측은 “모금운동을 벌인 것이 파면 결정의 주된 사유가 아니다”며 손 교수의 신학적 바탕이 해방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으로, 이는 학교의 정신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교수는 2월20일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금 행동에 대해 학교 당국이 우상숭배 운운하며 저를 파면한 행위는 학문의 전당이자 양심의 보고(寶庫)인 대학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며, 학문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반(反)헌법적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또 학교 측이 밝힌 ‘성실의무 위반’에 대해 손 교수는 “소속 교단이 다르고, 기독교 교리(세례와 침례 문제)에서 약간 다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총장의 비리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했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신분상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가 2017년 2월20일 서울 종로구 돈암 그리스도의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파면처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불교닷컴 제공    
 
손 교수는 “지난 수년 동안 목사에게 주어지는 큰 징벌인 설교권 박탈, 교내 최고의 교수업적평가에도 불구하고 다섯 번의 정교수 승진탈락, 정직 2개월의 중징계, 결국에는 파면이라는 사형언도를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개신교 내부에서도 ‘현대판 종교재판’이란 비판이 나왔다. 

‘손원영 교수를 지지하는 목회자와 신학자’ 모임은 2017년 2월22일 “개운사 불당 모금은 우상숭배 행위가 아니라 도리어 기독교의 사회적 신망을 높인 선교 행위로 많은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며 손 교수의 파면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모임은 “손 교수 파면의 근거로 그가 해방주의 신학과 자유주의 신학을 추종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신학자와 목회자인 우리는 손 교수의 신학이 성서와 복음에 충실한 신학이지 그러한 신학의 맹목적 추종자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명 돌입 첫날에만 115명의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동참했다.              
▲ 2016년 1월 한 개신교 신도에 의해 불상이 훼손된 개운사 법당       

한국불교계의 11개 시민단체를 망라하는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손 교수의 행동은 종교평화를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개신교의 재평가와 서울기독대의 파면 결정이 철회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개운사 주지였던 진원 스님은 “손 교수의 모금이 다종교 사회에서 공존하는 종교의 역할에 단초가 돼 나비효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손 교수의 노력이 개신교인으로서 신앙을 의심받고, 교직에서 불이익을 받아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독교에서 어떻게 이웃종교에 폭력을 휘두를 수 있나요”

“사랑과 평화의 종교라는 기독교에서 어떻게 이웃종교에 폭력을 휘두를 수 있나요.”
“건강한 실험들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편에선 종교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지만 저는 시민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종교가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1심에서 승소한  손원영 교수는 “종교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없어지고 종교 간 갈등이 잦아들면 좋겠다”면서 “한국 교회가 이성을 되찾고 복음과 상식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제가 파면을 자처한 측면이 있다. 그냥 사표를 쓰고 학교를 떠나면 될 일이었는데….” 라며 손 교수의 표정은 약간 어두워졌다.

그는 “원래 감리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서울기독대 안에 대학교회를 개척해 학생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목회 활동을 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서울기독대가 속한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환원주의(Restoration)’에 심취했는데 갑자기 재침례를 강요해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환원주의는 초대교회의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교리보다 성경에 치중해 예수님에게로 돌아가자는 기독교 본래성 회복을 강조하는 운동을 말한다. 교파의 분열을 지양해 교단을 만들지 않는다는 입장에 충실하다. 그 환원주의를 강조하던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가 교단으로 발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자신에게도 재침례를 강요해 물러설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제 개인에게 닥친 작은 일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될지 몰랐다. 지나고 나니 그 사태를 계기로 종교계에 엄청난 일들이 생겨났다”고 했다. 실제로 손 교수의 소송이 진행되면서 종교계를 중심으로 파면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탄원에 동참하는 목소리와 몸짓들이 이어졌다. 여러 종교그룹이 참여하는 대책위원회가 결성됐고 시민공청회도 열렸다. 종교개혁 500주년과 원효(元曉) 탄생 1400주년을 맞아 종교계 포럼이 진행됐고 그 포럼을 계기로 한국종교개혁포럼이 결성됐는가 하면 3·1운동종교개혁연대도 만들어져 2019년 3·1절까지 평화통일을 모토로 종교연합 활동이 진행 중이다. 

손 교수는 “힘들었지만 이웃종교를 향한 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개신교계와 학계가 이런 문제를 더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계에 하나님의 이름 아래 자행되는 영적 학대가 만연해 있다고 강조한다. 교리가 다르다고 교수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파면조치를 내린 학교의 폭력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따라서 “선교는 당연히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는 성경적 방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인간적, 비성서적, 폭력적인 방법은 결코 있어선 안 될 악(惡)이라는 손 교수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신학자들이 교회 위기 극복을 위해 좀더 진지한 대안적 고민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지금까지의 잃어버린 영성과 도덕성 회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름다움을 통한 감동 회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잃어버린 도덕성과 영성의 회복만으로 초대교회 신앙의 풍성함을 회복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아름다움은 사람을 용서하게 만든다고 거듭 강조하는 손 교수는 그래서 이제 진리(진), 도덕성(선), 아름다움(미)의 ‘진선미(眞善美)’ 대신 아름다움의 하나님을 먼저 강조하는 ‘미선진’의 신학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학교의 명예와 기독교의 본질을 생각해 이 정도에서 멈추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곧바로 학교에 돌아가는 것인가?
“학교 측이 항소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니 지금은 지켜봐야겠다. 하지만 상식적인 분들이라면 이 상황을 잘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고등법원으로, 대법원으로 간다고 해도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만 상처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독교와 복음에도 상처를 주는 것이다. 한편으론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교인데 소송비를 낭비하게 되는 것도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종교계에 한정된 것일 수 있는데 시민사회단체의 관심과 호응이 컸다.
“저도 깜짝 놀랐다. 승소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포털 사이트에 보니 댓글 가장 많은 뉴스로 뜨더라. 개인적인 작은 투쟁이 생각지도 못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결실을 얻었다.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아팠다. 한국 교회에 대해 사회가 얼마나 많은 실망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 학교측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확인 1심 소송에서 승리한 손원영 서울기독대 신학대학원 교수.

-어떤 결실인가?
“처음엔 제 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종교계 인사와 시민들이 참여해서 시작된 이 모임이 점차 발전하더니 아예 개신교, 가톨릭, 불교, 천도교, 유교까지 뜻을 모아 ‘종교개혁연대’로 발전했다. 지난해 12월30일 발족했다.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해 평화와 개혁을 추구하자는 취지로 말이다. 내년 3·1절에 맞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내년이면 3·1운동 100주년이다. 당시 기독교와 불교, 천도교가 힘을 합쳐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평화와 희생을 실천했던 정신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그래서 매달 학술대회도 열고 있다. 개인의 보잘것없는 작은 날갯짓이 마치 태풍이 되어 돌아오는 것 같은, 나비효과라고 할까. 아무튼 큰 감동이다. 사표를 내라는 회유를 버텨내길 잘한 것 같다.”

-그건 무슨 말인지?.
“학교에서도, 주변에서도 처음엔 사표를 권유했다. 파면을 당하면 수년간 다른 학교로 갈 수도 없다. 사표를 내고 다른 학교로 옮기면 모든 것을 조용히 끝낼 수 있고 생활인으로서도 편할 수 있다. 가장으로서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도저히 그렇게 물러날 수는 없었다.”

-파면을 자청한 건가?
“이것은 예수 정신과는 반대된 것이라는 걸 한국 교회에 분명히 전하고 싶었다. 예수님은 당시 유대인이 배척하던 사마리아인이나 이방인들을 사랑으로 대하셨는데 예수님을 따른다는 후대가 오히려 이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제가 조용히 사표를 냈다면 훼손된 법당 복구를 위해 모금운동을 했던 제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학교의 설립 이념이 왜곡되는 것을 방조하는 결과이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나쁜 뒷모습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학교에 대한 사랑이 큰 것 같다.
“우리 학교의 설립 이념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환원주의라고도 하는데, 교회의 부패상에 맞서 미국에서 일었던 교회개혁운동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정신, 기독교의 본질 회복을 강조하는 것이다. 리더십을 갖고 있는 몇몇 분 때문에 학교가 상처입는 것이 가슴 아프다.”
▲ 가나안교회 모임에서 서울 정동길과 성공회 성당을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 /손원영 교수 페이스북    

-당시 모금운동으로 마련한 성금은 어떻게 사용됐나?
“각계에서 많은 분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주셨다. 그 돈을 개운사에 전달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개운사 쪽에서 종교 간 평화를 위해 사용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종교 간 평화를 위한 토론 모임인 ‘레페스 포럼’에 기부했다.”

연세대 신학과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보스턴칼리지,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손원영 교수는 감리교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목회자이기도 하다. 그동안 학생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해온 그는 2017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명 ‘가나안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적 대안 목회를 시작했다. ‘가나안 교인’은 크리스천이라고 하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교계의 통계를 보면 국내 개신교의 가나안 교인은 190만명 정도로 집계된다. 손 교수는 “기존 교회는 안타깝다는 말만 할 뿐 그들을 어떻게 보듬어야 할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은 없다”면서 “목사로서 그분들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도 많아져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나안 교인’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사회적·도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교회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데서 오는 갈증이 큰 것 같다. 그래서 개별 교회가 윤리적 회복운동을 하는 동시에 현대신학의 논쟁거리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대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나?
“이웃 종교인들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예술을 통한 영성수련을 하기도 한다. 또는 서울의 골목길을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예배를 드리는 모임도 있다. 다섯 가지 주제별로 모임을 매주 갖고 있다. 장소도 시간도 그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한다. 멤버십도 아니고 강제성도 없다. 그래서 매번 조마조마하다. 누가, 몇 명이나 올지, 아무도 안 와서 예배가 무산되지나 않을지. 신기하게도 매번 10~15분씩 찾아온다.”

-새로운 형태의 신앙 공동체인데.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고 새로운 실험을 해보고 있는 중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제도권 교회에서 상처 입은 분들이 치유받고 회복되는 쉼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저는 이게 선교이고 복음이라고 생각한다. 먼 나라에 선교사를 보내는 식은 이 시대에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나와 다른 타자를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헌금은 있는가?
“양적 성장을 추구하는 일반 교회와는 다르다. 건물도, 헌금도, 목사 사례비도 없다. 예배 공간은 뜻 있는 분들이 매번 제공해 주신다. 십일조나 감사헌금을 하는 분들도 있긴 한데 다시 돌려드린다. 직접 선한 일에 사용하실 것을 권한다. 저 역시 사례비를 받지 않는다. 교회가 바뀌기 위해서는 자발적 가난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러려면 목회자가 자비량을 실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저는 이같은 운동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사찰음식점 ‘마지’에서 종교간 대화를 갖고 있는 가나안 교회 모임의 모습 /손원영 교수 페이스북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처음엔 모임 장소를 구하느라 애먹었다. 기존 교회에 두어 시간 정도 공간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의외로 배타적이더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사찰음식 전문점인 ‘마지’ 대표님께서 장소를 선뜻 제공하시겠다며 전화를 해 오셨다. 어떻게 제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단골손님들 중에서도 가나안 신자가 있다면서… 얼마나 부끄럽고 감사하던지. 매달 이곳에서 이웃 종교인과의 대화 모임을 갖고 있다. 제 생각에 마지는 주어사급의 역사적 장소가 될 것 같다. 18세기 후반 한국에 천주교가 처음 들어올 당시 유학자들이 경기도 여주 주어사(走魚寺)에 모여 천주교 강학(講學)을 했다. 주어사는 여주시 산북면 앵자봉(鶯子峰) 서쪽 기슭 정상 가까이에 있던 사찰로서, 이곳은 지금 절터도 남아 있지 않지만 사람들의 주목의 대상이 된 것은 1779년(정조 3년) 권철신의 주도로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에 대한 강학이 이루어진 천주교의 요람지이기 때문이다. 이때의 강학의 참석자에는 정약전·김원성·권상학·이총억 등이었고 후에 이벽이 가담하였다. 사찰에서 한국 천주교의 역사가 시작된 셈이다. 우리의 가나안 교회 역시 한국 기독교가 회복되는 역사의 시작이기를 바란다.”

-이웃 종교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한 신부님을 만났더니 갈수록 늘어나는 냉담자들을 어떻게 끌어안고 위로할지 고민이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가톨릭에서도 가나안 교회의 실험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불교 개혁운동에 힘쓰는 우희종 서울대 교수 역시 불교의 가나안 신자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면서 농담반 진담반 말씀하셨다. 저는 이런 건강한 실험들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한편에선 종교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지만 저는 시민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종교가 감당해야 한다고 본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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