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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美·中 전면적 ‘경제전쟁’으로 비화… 포성커지는 무역전쟁
한국도 사정권에 …모건스탠리 "빅2 무역전쟁, 이대로면 9개월 내 세계경제 침체"
기사입력: 2019/06/07 [07:5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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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사정권에 모건스탠리 "2 무역전쟁, 이대로면 9개월 내 세계경제 침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G2의 전면적인 경제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관세와 기술에 이어 523(현지시간) ‘환율카드를 새롭게 빼 들면서 전선이 무한 확대되고 있다. 환율 문제는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유럽, 그리고 한국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내에선 6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터후이’(習特會·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회담) 가능성에 대해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

 

결국 미·(美中)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59~10일 워싱턴 고위급 회담이 결렬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냉전에 돌입했음을 사실상 선포했다. 미국은 5G 이동통신 기술의 선도업체 화웨이(華爲) '고사작전'에 나서면서 동맹국들에게 대()화웨이 거래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압박할 주요 무기인 '희토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대미 장기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중 간 무역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복잡하게 꼬이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충격파는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523(현지시간) 160억 달러(19조원) 규모의 농업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중간 무역전쟁 여파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자신의 핵심 표밭 미 중서부 '팜 벨트'(Farm Belt·농장지대)를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미·중 간 협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거래제한 조치를 내린 화웨이 문제도 '무역 합의(a trade deal)'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화웨이 카드'를 노골적으로 꺼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무역이익을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판정해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환율조작을 중국의 불공정행위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이 관세에 이어 환율을 무기화 하여 중국을 더욱 압박하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한국 등 미국의 '환율관찰국'으로 지목된 다른 나라에서 수출되는 상품들도 관세 인상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중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글로벌 경제는 혼돈의 늪으로 깊이 빠져들게 된다.

 

美中, 관세 보복전 돌입포성커지는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는 중국 화물선이 61(현지시간) 미국 항구에 도착했고 중국은 이날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렸다. ·관세 보복전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한국의 수출 등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62일 중국 당국은 전날 국무원 관세세측위원회의 ‘20193공고에 따라 6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5~10%에서 5~25%로 올렸다고 전했다. 이번 조처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미국의 공격에 대해 중국의 대미(對美) 보복도 본격화하고 있다. 상무부는 지난 531일 애플 등 미국 기업을 겨냥해 자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외국기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규제키로 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품 거래금지 조치에 대한 보복이다. 중국 당국은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FedEx)가 지난 519, 20일 중국 화웨이 본사로 보내야 하는 화물 2개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보낸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중국 중앙방송(CCTV)의 영어방송인 ‘CGTN 아메리카가 최근 미 의회 취재 승인을 갱신받지 못했다며 양국 간 갈등이 언론 분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미국 정조준'농산물·희토류 위협' 전방위 파상공세

 

·중 양국이 61일을 기해 보복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며 전면전에 돌입하자 중국이 미국을 정조준해 미국 대표 운송업체인 페덱스(FedEx)를 압박하고 희토류 카드마저 언급하며 전방위 파상 공세에 나섰다. 또한, 미국이 중국의 정보통신기업 화웨이(華爲)를 벼랑 끝으로 몰면서 중국을 압박하자, 중국은 미국을 대놓고 겨냥한 '블랙리스트 기업' 제도까지 도입했다.

 

더구나 중국은 주요 '대미 공격카드' 중 하나로 평가되는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산 수입액이 70% 가까이 줄었다고 공개한 데 이어 무력시위 차원에서 보하이(渤海)만에서 미사일 발사 시험까지 하는 등 대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우정당국은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화웨이 화물의 목적지를 바꾸는 오류를 범하자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강한 불만을 표명하며 전면 조사에 나섰다. 민간 운송업체의 배송 오류 사안에 대해 중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동원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어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보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페덱스는 화웨이가 지난 51920일 일본에서 중국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개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잘못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쥔성(馬軍勝) 중국 우정국장은 2일 페덱스 사건과 관련해 "어떤 택배 기업이든지 중국 법을 지켜야 하며 중국 기업과 사용자의 합법적인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 국장은 "이번 페덱스에 대한 조사는 중국의 택배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 중국 기업과 사업자의 권익을 지키며 중국의 통신안보와 경제안보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도 페덱스 사건에 대해 중국 법을 어기면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반드시 중국 법을 지켜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정부는 지난 531일 자국 기업의 권익을 침해한 외국기업에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공개했다. 즈류쉰 중국 상무부 안보 및 관제국장은 블랙리스트 지정 요건으로 중국 업체를 봉쇄하거나 부품공급을 중단 또는 차별하는 외국 기업 및 조직, 개인을 지칭했다. 이어 중국 기업 또는 관련 사업에 실질적 손해를 끼쳤는지와 중국의 국가 안보 위협 및 잠재적 위협 초래 등을 고려하기로 해 사실상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중국 고위관리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의 수출을 제한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는 점이다.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여부에 대해 "중국은 전세계에서 희토류가 가장 풍부한 국가로, 희토류가 필요한 다른 나라의 수요를 만족시킬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왕 부부장은 "다만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제품을 가지고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된 형태의 희토류는 비중이 더 높다. 미국은 첨단 전자제품과 군사 장비 등에 쓰이는 희토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의 농산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자극했다.

 

한쥔(韓俊)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국의 대중 농산물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對比) 70% 가까이 줄어 625000만 달러(739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모든 추가관세를 취소하지 않으면 대두(大豆)를 비롯한 양국의 농산물 무역은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다"면서 "중국시장을 잃어버리면 시장점유율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미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대상국 중 하나다. 무역전쟁이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인 2017년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수출액은 240억 달러(283992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는 환율 경고장은 희토류 반격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무역과 관세, 첨단기술에 이어 환율과 전략 자원이 양국 간 통상 보복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미 재무부는 528(현지시간)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 중국,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9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재무부는 한국이 현재 평가기준 3개 중 1개에만 해당한다며 다음 보고서 발표 시점에도 이를 유지할 경우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무역전쟁 중인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지난 1년간 8% 내린 위안화 추이를 지적하며 중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포함한 환율 관행에서 투명성이 계속해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를 피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최근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익을 보는 국가를 환율보조금 지급국으로 지정하고 상계관세를 물리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반도체 핵심 원료인 희토류를 보복 수단으로 활용할 조짐이다. 52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는 우리가 수출하는 희토류로 만든 상품이 중국 발전을 억제하려는 데 사용된다면 중국 인민 모두는 불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은 그동안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국가로서 개방·협조·공유 방침에 따라 관련 산업 발전을 추진해 왔고, 한편으로는 국내 수요가 우선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희토류 공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대중국 압박이 계속된다면 희토류를 무기로 들고 나오는 것이 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의 환율정책을 비난한 데 대해 미국은 다른 국가의 환율과 관련해 일방적인 평가를 멈춰야 한다어떤 국가가 환율을 조작한다는 것은 미국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G2 환율전쟁, 한국도 사정권에 들어가나

 

미국 상무부가 무역이익을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미(對美) 무역흑자국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 중국이 주요 타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에 이어 세 번째 무역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523(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번 변화는 미 상무부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해외 수출국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상계관세는 정부 보조금을 받아 가격경쟁력이 올라간 상품이 수입돼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제품에 불공정한 지원에 대한 관세를 물려 경쟁력을 깎는 수입제한 조치다. 미 상무부는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함께 수입 제품에 대한 수출국 보조금 지원 여부와 그 규모를 조사, 판정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상무부 발표는 미·중 무역갈등 와중에 나왔다. 1차 표적이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이 자국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포함한 불공정 무역관행을 계속한다는 이유로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다. 2018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문제 삼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특히 환율조작을 중국의 불공정행위 중 하나로 지목하고 최근까지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주요의제로 논의해 왔다.

 

미 상원은 이날 워싱턴에서 군사위원회를 열고 중국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우선순위로 명시한 ‘2020년 국방수권법안252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특히 중국의 군사 기술 및 정보 탈취를 막기 위해 국방부 장관에게 중국군과 연계된 중국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명단을 작성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은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 안보와 번영에 대한 주요한 도전으로 평가했다. 법안은 그러면서도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 회복을 위한 역량 및 작전 개념 개발 지원, 중국의 군사적·안보적 목표와 관련한 해외투자 파악, 중국 희토류 장악에 대응한 국방부의 석탄재 내 희토류 추출능력 개발자금 승인 등 대중 전략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G2 환율전쟁에 한국도 사정권정부, 선제 대응 나서야

 

·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한국으로 튀는 모양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간담회에서 최근 미·중 무역갈등 확대 및 장기화 가능성 등 경기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경제심리도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 6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요청했다.

 

·중 무역전쟁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우리 외교가 선택의 기로에 선 가운데 우리 경제에도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이 고의적인 환율조작국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건 일차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으나 총구는 언제든지 한국을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외 각 기관이 우리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하향조정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둔화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 상무부는 523(현지시간) 고율의 상계관세를 무기로 꺼내들면서 이번 조치가 다른 나라들로 확대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더 이상 다른 나라들이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데 통화정책을 활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틈만 나면 대미 수출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이 환율조작으로 미국의 이익을 뺏어간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같다. 로이터통신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한국, 인도, 독일, 스위스 등 미국 재무부가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한 나라의 상품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체로 달러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즉 평가절하(환율 상승)되면 대미 수출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랐다면 미국으로 1000달러에 수출하던 제품을 833달러에 팔아도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 확장기에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1%포인트 하락하면 수출증가율이 1.67%포인트 상승한다. 미국은 정부 개입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린 국가에 고율의 상계관세를 매겨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美中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면 반도체 등 수출에 악영향

 

앞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면 대표적인 수출 효자품목이면서도 최근 부진을 겪는 반도체 등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산라인이 해외 곳곳에 포진한 자동차업계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환율 변화 등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529일 글로벌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정부 및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 및 학술대회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발제를 통해 최근 세계경제 환경 변화의 특징으로 미·중 통상 갈등을 비롯한 불확실성 확대 등을 거론한 뒤 국내 금융회사와 감독당국이 더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리스크가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경제의 지속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감독당국도 가계·자영업자 부채, 기업 부채, 금리·환율 등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옮아가지 않도록 각종 불안요인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차상균 서울대 교수는 미·중 패권경쟁에 대해 언급하면서 중국은 기술수준은 떨어지지만 규모는 크다. 앞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지배하면 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수출과 투자 부진에 제조업 경기가 침체됐다혁신금융 등 성장동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외 상황에 대해 세계 교역량 위축이 가파른 게 대외교역비중이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걱정이라면서도 다행히 (국내) 심리지수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업턴(상승)으로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 관세·화웨이 이어 새로운 칼시터후이회의론

 

미국 정부가 무역이익을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판정해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대미(對美) 무역에서 흑자를 보는 국가들에 대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로 간주하겠다는 의미이다. 미국이 향후 무역상황에 따라 대미 무역 흑자국에 관세 폭탄을 안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무역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겨냥 환율전쟁 포문

 

환율 문제는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의 하나로 지목했었고, ·중 무역협상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해 자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왔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아울러 중국을 겨냥해 핵심부품 공급을 차단하는 제재 범위를 대폭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들의 이름을 올리는 블랙리스트(Entity List)를 개정해 몇 주 내에 구체화하기로 했다. 새롭게 개정되는 블랙리스트에는 인공지능(AI), 로봇공학, 3D 프린팅 등 미래 최첨단 기술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중국 화웨이(華爲)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드론 제조업체인 다장(DJI), ‘하이크비전5개 영상장비 감시업체를 정조준했다

 

 

대장정상기하며 단합 강조한 시진핑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524일 싱크탱크인 중국 국제경제교류중심의 장옌성(張燕生) 수석연구원의 견해를 인용해 현재 상황이 맞지 않아 미·중 정상회담 성사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장 연구원은 전날 중국 정부가 주관한 브리핑에 참석해서도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G20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만나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라며 회의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양인들은 체면을 지키고 싶어하지만 미국은 철저히 이를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무역협상에 직접 관여하는 인사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연구기관 연구원의 이같은 분석은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SCMP는 분석했다. 2018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 당시 중국이 양국 정상 간 회동 추진에 적극적이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우호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경제무역 분야를 포함한 이견을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면서도 다만, 대화와 협상은 상호 존중과 평등의 기초 위에서 이뤄져야만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관영매체가 연일 대미 비판에 나서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신화통신, 인민일보(人民日報), 중국 중앙방송(CCTV) 3대 매체는 510(현지시간) 워싱턴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줄곧 미국에 날을 세워 왔다. 이날 인민일보는 1면에 또다시 칼럼을 게재하고 우리는 오늘 새로운 대장정 위에 서 있다국내외 각종 중대한 위험과 도전에 맞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도 이날 95세 퇴역군인 장푸칭의 업적을 강조하며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단합해 새 시대의 강대한 역량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무역전쟁을 맞아 국·(國共: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내전 당시 대장정 때처럼 다시 단결하자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양국 정상 간 회동과 무역협상의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역전쟁 장기화로 양측 모두 출혈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미 농가 지원계획을 발표하며 화웨이 문제를 무역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역협상 타결을 고리로 화웨이 문제를 풀어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루캉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 측이 어떤 의미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미국은 국가 역량을 동원해 다른 국가의 기업을 압박하는 행위를 중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IT 해적의심받는 화웨이글로벌 연합 제재 총공세

 

세계는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23(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했다. 사용자의 비밀을 중국 정부와 절대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관리하고 보조금을 주는 업체라면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각국 정부 수장들에게 이같은 위험성을 설명했고, 앞으로 더 많은 회사가 화웨이와의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중국식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세계적인 보이콧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의 퀄컴·구글·인텔·마이크로소프트(MS)와 영국 ARM 등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메모리카드 표준화 기구인 SD연합과 PCI익스프레스 규격을 관리하는 PCI-SIG도 화웨이를 회원사 명단에서 제외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이어 드론 업체인 DJICCTV 업체 하이크비전에 대한 제재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IT 해적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산업스파이와 해킹을 통해 기술을 탈취하고,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정부 보조금으로 값싼 제품을 만들어 파는 행태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2009년 파산한 캐나다 노텔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중반까지 최고의 통신장비 업체로 꼽혔던 노텔은 화웨이와 ZTE 등의 저가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2009년 파산했다. 그 후 중국의 해커가 거의 10년간 직원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영업 기밀과 기술을 빼낸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노텔의 보안담당 임원이었던 브라이언 실즈는 정교한 해킹 수준으로 볼 때 국가 기관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2004년 당시 통신 장비는 물론 사용설명서의 목차까지 똑같아 복제한 것이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 기업의 신뢰성을 거론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고 싶으면 게임의 룰을 지키라는 압박이다.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를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상무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정보위원회 간사 등 5명의 상원의원이 미국에서 5G 통신망을 구축할 때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들을 배제하는 법안을 522일 발의했다.

 

화웨이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BBC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2012년에 이미 화웨이와 ZTE 장비를 미국 내에서 쓴다면 통신을 가로채거나 전력망 같은 국가 인프라에 사이버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수집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면 화웨이가 거부하지 못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와 의회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20176단체나 시민은 국가의 정보 업무를 지지하고, 돕고, 협력해야 한다(7)’는 내용을 담은 국가 정보법을 만들었다. 화웨이의 5G 장비가 표적이 된 것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지고(4G LTE20), 더 많은 기기와 연결(1내에서 100만 개)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회사와 제품이 복잡하게 얽혀 통합된 현재의 통신 시스템에서 단 하나의 장비나 소프트웨어에라도 백도어(컴퓨터에 몰래 설치된 통신연결 기능)가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느 회사의 장비에도 시한폭탄처럼 숨겨놓은 스파이 장비가 있을 수 있고, 이를 모두 세세하게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 화웨이 때리기 왜?지금 기술굴기못 막으면 실리콘밸리 무너질 것

 

미국이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인 화웨이를 세계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특정 기업을 향한 미국의 집요한 공격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난 517일 성균관대에서 성균중국연구소와 공주대 SSK사업단이 공동주최한 ‘4차 산업혁명과 미·중 기술패권경쟁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미국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기술굴기 견제에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5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홍군(인민해방군의 전신)1930년대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던 장시성 위두현에 있는 장정출발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또 시 주석은 193410월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공산당 지도부와 홍군 주력부대가 강을 건넜던 첫번째 포구를 돌아봤다. 당시 국민당군에 포위돼 절멸의 위기에 처했던 중국공산당 홍군은 이곳에서 강을 건넌 뒤 370일에 걸쳐 9600km의 거리를 걸어 옌안으로 탈출했다.  

▲ 5월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정보통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미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미 정부의 허가 없이 미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민심을 얻어 대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시 주석은 이날 방문에서 홍군이 대장정의 출발점에 섰던 당시를 기억한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고 있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습은 다음날 CCTV 메인뉴스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경제 신냉전이라는 심각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대하는 중국 지도부의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미국은 중국과 중국 정보기술(IT)의 상징인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숨가쁘게 쏟아냈다. 지난 510일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236조원)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5일에는 국가안보에 위험을 제기한다며 중국의 통신 장비의 판매 및 사용을 금지한다고 선포했다. 미국 상무부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화웨이와 그 계열사 68개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어 구글과 인텔, 퀄컴 등 주요 정보통신 회사들이 화웨이에 서비스와 칩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이런 미국의 공세에 순순히 무릎 꿇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 기술굴기 억제 정조준

 

전문가들은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 제조업을 넘어 기술패권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본질은 미국의 중국 기술 굴기(부상)’ 견제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첫 포문은 20183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미 무역대표부(USTR)의 보고서를 검토한 뒤 중국에 대한 행정조치를 결정하면서였다.

 

517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미·중 기술패권경쟁심포지엄에 참석한 박홍서 박사(공주대 SSK사업단)당시 이 보고서의 핵심 표적은 이미 단순한 무역 역조가 아니라 첨단기술 관련 중국의 불공정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박 박사의 발표문(‘미국은 왜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하는가’)을 보면 이 USTR보고서는 중국이 각종 법·행정 조치를 활용해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을 차단하고 첨단기술 이전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또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중국이 시도하고 있고, 심지어 해킹을 활용해 기술, 기업 비밀 등을 절취함으로써 미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201843일 트럼프 행정부는 500억 달러(53조원)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주요 부과 대상은 중국제조 2025’로 혜택을 보는 전자, 기계와 같은 첨단 제품들이었다. 보복 관세에 이어 중국 이동통신기업 중싱통신(ZTE)의 미국 내 영업활동 금지조치, 반도체 회사 푸젠진화에 대한 미국 장비 및 기술이전 금지, 화웨이 창업주의 딸 멍완저우에 대한 체포 등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1119일에는 미 산업안보국의 인공지능, 로봇, 양자 컴퓨터와 같은 첨단기술 수출에 대한 통제 강화 방침도 발표됐다.

 

세종대 최필수 교수(중국통상학)중국을 향한 전선에서 미국 러스트벨트’(rust belt: 미 북부·중서부 등 한때 전통적 제조업의 중심지로 호황을 구가했으나 이후 미 제조업의 쇠퇴로 불황을 맞은 지역)실리콘밸리’(미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첨단기술 산업단지)가 범미국적 단결을 이뤄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봐야 한다그 이유는 중국의 숙련 노동이 생각보다 빠르게 고부가가치화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더는 실리콘밸리의 하청 제조기지가 아니라 자체적 플랫폼과 기술을 갖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면서 만약 중국이 기술과 표준에서 독립한다면 미국의 기술업체와 제조업체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고부가가치 개념 설계에 집중하고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중국 등에 아웃소싱했던 미국 기술기업들의 생존이 위태로워진다는 얘기다. “더는 비교우위론이니, 글로벌 분업이니 하는 자유무역 시장질서 개념에 기대어 미국이 여유를 부릴 처지가 아니다”(최필수 교수)는 지적이다.  

 

중국 기술 수준 어느 정도인가

 

인공위성 GPS를 대체할 베이더우(북두) 위성항법시스템, 아마존을 중국에서 축출한 알리바바, 국제결제시스템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을 대체할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의 약진 등 중국 기술이 미국을 위협하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최근엔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하며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미국을 자극했다. 5G, AI, 빅데이터, 무인운송수단 등 미래 핵심기술 영역에서 중국 기업들이 그동안 선두 그룹이었던 미국 기업들을 바짝 뒤쫓고 있는 것이다. 그 선봉에 서 있는 것이 화웨이다. 특히 화웨이는 4차산업 혁명의 신경망이라 불리는 5G 분야에 있어서 미국을 추월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의 신경을 건드린 것으로 분석된다.

 

AI에서도 중국의 약진은 돋보인다. 10억명에 가까운 인구로부터 쏟아지는 거대한 규모의 정보는 AI 구축의 핵심인 빅데이터 형성에서 큰 경쟁력이 된다. 특히 중국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느슨한 편이라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가 쉽다. 2017년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몇 년 안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세계은행(WB) 자료를 보면, 2018년 중국의 연구개발비는 2931억 달러로 미국 5743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중국의 연구개발비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 조만간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40년 전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선전(深圳)시는 화웨이, 인터넷·게임서비스 기업 텅쉰’,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 드론 기업 ‘DJI’ 등 세계 1위 기업들의 근거지가 되면서 지금은 실리콘밸리와 맞설 정도로 성장했다. 아직까지는 미중 간의 기술 격차가 크지만 지금 중국의 굴기를 저지하지 않으면 조만간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협감이 미국 정부 안에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첨단 제조업까지 완비하게 되면 미국 패권의 핵심인 기존의 달러 패권 체제의 균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미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를 대체할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의 거래량은 최근 일대일로 프로젝트’(중국이 추진 중인 신 실크로드 전략)에 힘입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4월 현재 89개국 865개 은행이 CIPS를 이용하고 있다519일 보도했다.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26조 위안(4100조원)에 달했다. 만약 중국이 더 보폭을 넓혀 나가면 월스트리트’(미국 뉴욕의 금융중심가)도 더는 보고만 있지 못할 것이다.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달러화의 위상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기 불황을 불러온 1985플라자 합의(1985년 주요 5개국 재무장관이 모여 달러가치를 낮추고 엔화가치를 높이도록 한 합의)처럼 대중 무역전쟁의 다음 수순은 환율 전쟁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홍서 박사는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기술혁신제조업 첨단화위안화 금융 굴기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차단해야 할 이유가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화웨이 규제의 이면에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차단해 신()브레턴우즈 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수습은 없다, 전쟁 격화할 것

 

관세를 무기로 한 미중 무역전쟁은 올해 일시 봉합될 가능성이 있지만 기술 패권 경쟁은 계속되고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5월초 미·중 무역회담 결렬 후 나온 다음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G20 회담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회의적인 상태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정치외교학)중국은 이번 사태를 시진핑 정권의 명운을 건 싸움으로 보고 있다. G20을 통해 대화의 모멘텀은 찾을 수 있어도 미중 간의 양보와 협상으로 극적 타결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수습되기에는 너무 나갔다는 것이다.

 

왕윤종 경희대 교수(경제학)현재 미중 무역협상의 쟁점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제한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강제적 기술이전 금지,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정책의 폐지 등에 집중돼 있다앞으로도 전선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란의 핵심 중국제조 2025’ 내용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19(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2025를 갖고 있다중국이 세계를 장악하기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2025’는 중국의 첨단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말한다. 미국은 20184월 고율 관세 부과 중국산 제품 1300개 품목을 발표하면서도 이를 겨냥했다. 미국 쪽 비판의 핵심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한편, 국외 파트너들에 대해서는 기술이전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중국제조 2025제조업 기반 육성과 기술 혁신, 녹색성장 등을 통해 중국의 경제모델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겠다는 중국 정부의 산업전략이다. 20153월 리커창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처음 언급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지만 그 생산수단(혁신기술)은 서방의 선진산업국이 쥐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중국제조 2025’이 나온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핵심부품과 자재의 국산화율을 202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고, 2025년에는 70%까지 달성하면서 10대 핵심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뜯어보면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단순히 기술 혁신을 열심히 하자는 구호가 아니다. 2025년이 되는 10년 내 중국을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시키고, 10년 뒤인 2035년까지는 일본, 독일을 제치고 2위 그룹의 선두에 나서고,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에는 세계 제1의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주력분야는 첨단 제조업이다. 빅데이터, 정보기술(IT), 인공지능, 생명과학, 항공산업, 신소재 등 대부분 미국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쥐고 있는 분야이다

 

'경제전쟁'으로 번지는 ·무역전쟁'강대강' 대치하나?

트럼프, 재선염두 對中강경정책 지지 높아시진핑, 굴복할땐 정치위상 타격 불가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국의 국내 정치에도 미묘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향후 무역전쟁 전개와 경제 상황 등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국내 지지기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명분으로 내걸고 백인 블루칼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시 주석도 중국 굴기와 중화민족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했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거나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정치적 위상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202011월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정책은 대선과 관련이 깊다. 막판 타결에 근접했던 미·중 무역협상을 무산시킨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셈법이 깔렸다는 분석이 있다. 초강대국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을 제압하는 강한 대통령의 모습을 각인시키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있다. 뉴욕타임스(NYT)선거정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슬금슬금 파고들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정책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장기 호황을 보이는 것도 강경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182.9% 성장했고, 실업률도 20091010% 이후 계속 떨어져 지난 4월에는 3.6%를 기록했다. 또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에서 보듯이 나쁜 합의보다는 결렬이 국내 정치적으로 더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계산에 들어 있다. 줄곧 방어적 입장을 고수해 오던 시 주석도 결국 대미 항전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의 20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 부과에 이어 워싱턴 협상결렬이 공식화하자 곧바로 600억달러 상당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선언했다.

 

정치 시스템이 경직적인 중국에서 시 주석의 의지가 아니면 정책방향의 급작스러운 선회를 설명할 수가 없다. “더는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시 주석 결심이 결정적이며, 이는 결국 중국 국내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 올해는 신중국 성립 70년을 맞는 해다. 2050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명분으로 중국의 힘과 굴기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상황에서 굴욕적인 대미 협상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실제로 지난 3월 양회(兩會)에서는 예년보다 중국 대외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 등이 비판을 받았다.

 

비록 시 주석 리더십에 상처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시 주석 3연임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권력 기반은 탄탄하게 다져졌고,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적 적수도 없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더욱 나빠지고 대미 관계도 계속 악화한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경제문제가 시 주석 리더십의 최대 약점인 셈이다

 

모건스탠리 경고 "2 무역전쟁, 이대로면 9개월 내 세계경제 침체"

5월 미국 3대 주가지수 올해 첫 하락 "자본 지출의 감소 효과 주시해야"

 

현재 추세로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될 경우 1년이 채 안돼 글로벌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우려를 이미 반영한 듯 주식시장은 식고 안전자산 가격은 뛰고 있다.

 

62(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야(Chetan Ahy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이 남은 중국산 수입품(3250억달러 상당)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할 경우 3분기(9개월) 내에 경기침체를 맞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야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불필요한 우려를 낳는 경고인가?"라고 스스로 물은 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통상 무역분쟁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지만 세계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특히 투자자들은 자본 지출의 감소 효과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글로벌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야 이코노미스트는 또 "정책 입안자들이 무역전쟁의 악영향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런 조치들이 실효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글로벌 성장 하강 기류는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CNBC는 미중 무역갈등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지난 5월 이후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S&P500지수는 5월 한달 간 6.6% 떨어졌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같은 기간 6.7%, 나스닥지수는 7.9% 떨어졌다. 이들 3대 지수가 월간 기준으로 하향세를 보인 것은 2019년 들어 처음이다. 특히 다우지수는 6주 연속 내림세를 보여 8년 만에 하락 기간이 가장 길었다.  

 

 

중국과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한 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8%,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7.4%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멕시코에 대해서도 610일부터 관세 공격을 예고하면서 주식시장은 더욱 차갑게 식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531일 하루에만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1% 넘게 내렸다. 에너지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5.8% 내리는 등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도는 커진다. 같은 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20개월 만에 최저치인 2.13%까지 내렸고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0.213%까지 떨어지며 1988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진조차 '멕시코 관세부과 카드'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2일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당할 만큼 당했다"며 멕시코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도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3250억달러어치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매길 가능성은 60%에 해당하며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에 5%의 관세가 매겨질 가능성도 70%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미국이 멕시코 및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갈등으로 인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1%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성장에 대한 부정적 위험 때문에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 확률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건스탠리의 경고는 미중 무역전쟁의 규모가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  

 

·싸움에 등 터진 한국경제삼성, 긴급 사장단 회의

관세전방위 확대로 직·간접적 피해G2 경제 하향곡선땐 불확실성 확대  

 

한국의 1, 2위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 수위를 높여가면서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관계사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해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62일 한국무역협회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510%에서 525%로 올렸다. 이는 지난 510일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중국의 이번 대미 보복관세가 당장 한국 통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이 중국을 통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미국을 통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보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관세전()이 전방위로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는 예고된 것이어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가 더 걱정하는 부분은 미·중 무역분쟁이 서로 타격을 줘 양국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릴 경우 우리에게 미칠 간접적 피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두 개의 큰 경제권이 부딪치면서 글로벌 밸류체인(value chain)이 흔들리면 그동안 국제적 분업구조에 잘 들어와 있는 우리 기업들도 경쟁 심화에 따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무역에서 미·중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한다.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 조치에 나선 61일 이재용 부회장은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관계사 사장단을 불러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열었다고 회사 측이 2일 밝혔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진교영·강인엽·정은승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최근 잇달아 발표한 중장기 투자·고용 방안의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발표했던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일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 등을 염두에 둔 듯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초격차 전략을 재차 당부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경영진 앞에서 빈틈없는 투자계획 이행을 강조한 것은 한국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이 외부에 공표한 것이나 다짐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삼성의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430일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언급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6월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관계사 사장단과의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사진= 삼성전자 블라인드 캡처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미·중 통상전쟁과 화웨이 사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 국면과 경영실적 감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자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발언으로 해석된다

 

회복 기미보인 한국 수출, 다시 곤두박질

·의존도 높아 수출 한국에 직격탄다변화 시급

 

한국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충격파를 직격으로 맞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양국 간 분쟁의 타격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수출 다변화를 꾀하지 않을 경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회복 기미를 보이던 한국 수출이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다시 꺾였다. 6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4591000만달러로 20185월보다 9.4% 줄었다. 지난해 12(-1.7%)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2-1.7%를 기록한 뒤 올해 1-6.2%, 2-11.4%로 감소폭이 커졌다. 이후 3-8.3%에 이어 4월에는 -2.0%를 기록하며 회복 흐름을 타는 듯했으나 지난 5월 하락폭이 다시 확대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가 수출 개선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 무역분쟁은 세계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2019년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린 3.3%로 제시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할 경우 0.3%포인트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잇달아 부과함에 따라 한국 수출이 총 0.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지난 5월 한국의 대중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등 대외 통상여건 악화, 현지 제조업 경기 부진, 중국의 세계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한국 수출을 이끌어 온 반도체의 하락도 심상치 않다. 반도체 수출은 201812월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한 이후 6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 2-24.8%를 바닥으로 3-16.7%, 4-13.7%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5-30.5%를 기록하며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한편, 63OECD(경제협력개발기구)주요 20개국(G20) 상품교역 통계를 보면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수출은 전분기 대비 7.1% 하락했다. 무역분쟁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은 오히려 수출이 늘었는데, 한국만 유독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더라도 한국의 수출 감소폭은 8.1%, G20은 물론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3% 줄어들었다.

 

수출뿐만 아니다. 수입도 G20 가운데 두 번째로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1분기 수입은 1252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7.7%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의 수입 감소폭이 15.3%로 가장 컸고, 브라질(-6.4%), 일본(-4.7%), 인도(-4.0%)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수입이 1.9% 감소했으며,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2% 급감하면서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중국은 20184분기 수입이 6.0% 줄어든 데 이어 1분기에는 0.5% 감소하는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제1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26.8%에 달할 정도다. 지난 1분기 한국의 중국 수출은 318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3%나 줄었다.

 

·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美中 무역전쟁의 본질과 우리의 대응

 

199045년간 지속된 냉전체제에서 소련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머쥔 미국은 냉전시기에는 할 수 없었던 자국의 국제 경제정책을 보다 강력하게 밀고 나갔다. 냉전시기에 미국은 소련과 싸워 이기는 일이 너무 급해서 미국 편에 속한 나라들에 자유무역 원칙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이 무너진 후 미국은 구()공산진영 국가들에 대해서는 물론 자유진영의 미국 동맹국들에게도 냉혹한 자유경제 원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자유무역 질서에 기반을 둔 미국의 경제정책은 세계화 시대라고 불리는 한 시대를 창출했다. 정치적 국경은 남아 있을지 몰라도 경제적 국경은 무너진 세계를 상징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패권을 상징하게 되었다. 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일극적(一極的)이고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시대가 되었고 국가 간의 자유무역은 시대정신이 됐다. 무역을 통해 국가들은 서로 가까워졌고 평화의 가능성도 더 높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약 15년 정도 지속되어 왔던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 질서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국가들이 하나의 경제블록으로 통합된 대표적 상징인 유럽연합(EU)에서 그 조짐이 나타났다. 발전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파산의 위기에 처한 나라도 나타나게 되었다. 잘나가던 독일이 있었지만 붕괴위기에 놓인 그리스도 있었다. 유럽인들은 화폐도 하나, 여권도 하나인 유럽연방을 꿈꾸고 있었지만 자국의 주권이 EU에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 사람들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전쟁

 

세계화 시대에 대한 최초의 거대한 반란이 영국에 의해 주도되었다.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EU에서 탈퇴하고 말았던 것이다. 세계화가 아니라 민족주의의 열기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되었다. 프랑스에서도 우파정당이 약진했다. 미국에서도 국제주의(globalism)보다는 국가주의(nationalism)를 부르짖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무역 체제가 중국 등 불공정한 플레이어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경제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조(前兆)가 되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는 민주당의 표밭인 노동자들의 거주지들을 파고들어 갔다.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주 등 미국의 공업지대로 강철 벨트(Steel Belt)’라 불리던 주()들은 세계화시대 이후 중국 등 제3세계로 떠난 기업들의 녹슨 공장시설들만 흉측스럽게 남아 있는 녹슨 벨트(Rust Belt)’가 되고 말았다. 민주당 정부의 세계주의에 분노하던 실직한 노동자들은 세계화에 반대하는 트럼프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유세 기간 중 중국 때문에 미국 기업 6만개가 문을 닫았고 미국 노동자 320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외쳤다.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다 주어야 하며, 그것은 결국 중국으로부터 일자리를 빼앗아 옴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트럼프가 중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은 단순히 관세의 문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중국을 미국을 향한 도전자의 반열에서 탈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챔피언십 자리를 두고 벌이는 지구적 차원의 패권경쟁(hegemonic struggle) 이라는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본래 자유무역의 국가가 아니던가. 그리고 미국은 자유무역을 해야 더 유리한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왜 미국은 스스로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인가.  

    

국제무역의 정치논리와 美中 패권경쟁

 

자유주의 경제이론에 의하면 무역을 더 많이 하면 할수록 무역하는 나라들의 국민들은 무역을 적게 하거나 혹은 하지 않을 때에 비해 훨씬 더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방에 대해 분노의 삿대질을 해 가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니 어찌된 일인가. 관세를 낮추고, 상대방이 서로 더 잘 만드는 물건을 더 많이 사 주는 등 무역장벽을 낮추어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정반대의 행동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 미국과 중국의 현재 지도자들은 자유무역의 이점을 모른단 말인가

 

아니다. 미국도, 중국도 자유무역이 궁극적으로 자기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국가들 간의 상업은 개인들 사이의 상업적 관계와는 본질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국가들 간의 경제관계는 순수히 상업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이며 권력적이다. 국가들이 무역을 하는 이유는 자국 국민을 잘살게 하려는 측면과 더불어 자국의 힘을 증진시킨다는 목표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들은 무역을 통해 돈을 더 벌려고 한다.

또 하나 국제무역은 국내정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산 쌀을 수입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된다. 쌀을 생산하는 농민보다 쌀을 소비하는 국민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요인은 이같은 상업적 기준만을 고려로 삼을 수 없다. 소수의 농민일지라도 그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들은 자유무역의 원칙을 공평하게 적용하려 하지 않는다. 내 것은 더 많이 수출하고 남의 것은 더 적게 수입하는 것이 경제학적으로는 타당하지 못하겠지만 정치학적으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수출을 많이 하고 수입을 적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더 좋은 일 같아 보인다. 그러다 보니 국제무역은 균형적이기보다 불균형적일 가능성이 높이지기 마련이다. 수입을 많이 해서 달러가 빠져나가는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수출을 통해 달러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는 나라도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상호 의존적 경제구조 아래 중국은 달러를 엄청나게 벌게 되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싼 가격의 중국 물건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 간 중국에 대규모 적자를 보았다. 중국은 같은 기간 엄청난 액수의 달러를 쌓아 놓았다. 2010년 중국은 GDP 기준, 일본을 앞질러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자로 인식될 정도로 중국의 규모가 커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浮上)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데 중국 사람들은 이제 곧 중국이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2030년 혹은 2040년 구체적인 해까지 제시하면서 중국은 미국을 앞질러 세계 제1의 국가가 될 것이라며 자만하고 있다.

 

물론 세계가 하나의 주체로 인식되기 전에 중국은 1000년 이상 아시아 지역의 패자(覇者)였다. 2010년 경제력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른 중국은 미국을 앞서는 것을 대전략의 목표로 삼았다. 중국의 목표와 행태는 강대국 간 국제정치에 항상 나타났던 보편적인 일이다. 그러기 위해 중국은 더욱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 의 패권도전 허락 못해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떠할까. 미국의 유명한 전략이론가 에드워드 럿왁(Edward Lutwak) 박사는 2015년 간행된 저서 STRATEGY(The Logic of War And Peace)에서 미국은 당연히 중국의 부상(浮上)을 꺾는 대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미국은 패권적 지위가 미국에 얼마나 유리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결코 중국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는다. 미국과 같은 전략문화를 갖춘 국가가 자신의 지위를 전쟁에 지지도 않았는데 평화적으로 양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이 패권국이 되고 싶다면 전쟁을 해서 미국을 이겨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번 중국의 도전에 대해서도 미국은 마찬가지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일찌감치 중국의 경제적 예봉(銳鋒)을 꺾기로 작정했다. 아직도 서구 수준으로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하지 못한 중국을 미리 손보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을 지금 경제적으로 손볼 수 있다면 미국은 차후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결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는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 혹은 상업적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美中 관세전쟁, 중국이 불리

 

트럼프 대통령이 7년 전 저술한 터프해져야 할 때(Time to Get Tough)라는 책에서 자세히 주장했듯이 미국은 중국이 정당한 게임(Fair Game)’을 벌이고 있는 나라라고 보지 않는다. ‘정당한 게임이 아니라는 말은 중국이 자유무역을 악용하고 반칙을 범하고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후 곧바로 중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교정하고자 시도했다. 자신에게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사람이라는 비난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자유주의자이며 단지 정당한 경쟁을 원하는 사람이라고 되받아쳤다. 우선 트럼프는 중국을 향해 정당한 방향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라고 다그치고, 그러지 않을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의 수출품에 대해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굴하지 않고 같은 수준의 관세로 보복조치를 단행한다며 덤벼들었다. 즉 중국도 같은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같은 비율의 관세를 매기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이 보복을 위해서는 관세가 아닌 중국화폐 평가절하, 중국 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조치 등 다른 조치를 쓸 수밖에 없다. 모두 중국에 유리할 게 없는 것들이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를 사상 최대의 무역전쟁으로 규정하고, 미국에 대등한 수준의 보복을 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중국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미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상당 부분은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수출입 품목 역시 중국에 불리하다. 미국은 공업제품을 주로 수입하지만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같은 비율의 관세를 자신의 수입품에 부과한다는 것은 중국인들의 먹거리 가격이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불리한 입장이다.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서도 미국 경제가 잘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미국의 경제가 양호하기 때문에 트럼프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더 본격적으로 벌일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 교역국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이지만 미국의 실업률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 경제보다 패권 유지가 중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은 중국이 더 이상 미국에 도전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게 확인되었다고 인식할 때 끝날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여러 면에서 어렵다. 중국이 진정 미국을 능가하는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 경제체제로 개혁해야 한다. 중국식 국가사회주의를 가지고 세계 1위의 경제 패권국이 되기는 어렵다. 경제 발전은 자유주의적 발상과 경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식 경제발전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증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진정한 시장경제를 향한 개혁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중국 정치에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정치가들은 지금 안정을 위해 개혁을 지연시키고 있는데 이는 결국 중국 경제의 침체 혹은 최악의 경우 파탄을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은 지금 경제적으로 대단히 양호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시장친화적 정책은 물론 무진장하게 매장되어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자급, 식량자급, 그리고 개혁정신 등이 미국 경제를 부흥시키는 조건이 되고 있다.

 

물론 지속적인 무역전쟁은 궁극적으로 경제 침체를 초래할 것이지만 미국은 패권 도전자로서 중국의 기세를 꺾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의 기세가 언제 한풀 꺾일지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같은 목표가 비교적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낙관하며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입장과 대응

 

한국도 역시 미중(美中) ‘무역전쟁이라는 거대한 파고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중(反中) 통상동맹'을 추진하면서 한국 정부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유예 조건으로 중국 불공정 무역에 대한 공동대응 등을 내세웠다. 일종의 반중(反中) 동맹을 제안한 것이다. 반면 중국은 그 반대로 한국에 대해 반미(反美) 통상전선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곧 한국에 압박이 올 것이다.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른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어려운 한국은 미·(美中) 어느 쪽에도 적()이 아니라는 신호부터 분명히 줘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중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수출 구조를 벗어나야 글로벌 무역전쟁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다. 당장은 미·중 관계에 대한 모니터링부터 대폭 강화하고 통상 현안에 사안별로 선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 세계무역기구(WTO) 등과 긴밀한 협조 태세로 미국과 중국의 불공정 무역거래에도 공동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무역전쟁은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청와대를 컨트롤타워로 해서 범정부, 범국가 차원의 확고한 대응 체계를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시장을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국으로 다변화하는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 불똥이 우리에게 튀지 않도록 대비도 해야 한다. ·중 경제 현안이 우리의 외교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도 있다.

 

한국이 최고 안보동맹국 미국과 최대 무역대상국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이 결코 와서는 안 된다. 관련국의 일방적 행태도 문제이지만 손 놓고 있는 정부도 문제다. ·중간 '관세폭탄 전쟁'이 터진 후에도 정부는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중국은 치밀한 전략으로 미국에 맞불을 놓고, 일본은 정상 간 유대 강화 외교술로 소나기를 피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는 '시정' 구호에만 매달릴 뿐 실질적 처방은 없다. 참으로 한가한 인식이다. 정부와 기업은 큰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도록 일차적으로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당국은 해외 악재들이 실물경제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민한 대응과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허약한 우리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기업가 정신을 일깨워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야 할 것이다. 막연한 낙관론을 버리고 수출과 내수가 한꺼번에 침체하는 위기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본질적 대응에 대한 각성이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 대응책은 경제 체질의 강화다.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부는 보다 종합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적 대책을 마련해 무역전쟁에 임해야 한다. 그야말로 철저한 대응책 수립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즉시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존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체계적인 대응체제 구축은 당장 서둘러야 할 과제다. 단순한 수출 상황 점검 수준을 넘어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를 넘을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응조직도 갖출 필요가 있다. 통상에 관한 한 한미 간에도 갈등기류가 역력하다.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오히려 한미 통상조건의 변화는 부정적 연쇄효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신시장 개척과 산업 경쟁력 제고의 시급성을 거듭 일깨우는 시점이다. 대외적으로 안보와 통상, 산업정책을 유기적으로 조정할 정부 시스템의 구축도 한결 절실해졌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한, 내수가 취약하고 수출주도형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경제의 치명적 약점은 끊임없이 공략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중 무역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사안도 아니고, 교역구조상 우리가 이를 피해갈 수 없다면 긴 안목의 준비는 당연하다. 수출을 다변화해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효율화 시켜야 한다.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절박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다. 핵심 산업과 차세대 먹거리의 경쟁력을 높일 산업정책도 긴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박차를 가해나가야 할 중대 책무가 아닐 수 없다.

 

세계 제 1. 2위 경제대국의 미·중 무역전쟁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로 전후(戰後) 70년 넘게 어어져 온 자유무역 질서가 뒤흔들릴 조짐이다. 특히 두 나라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정부와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우리는 4차혁명시대 과학·기술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양국의 '헤게모니 경쟁'을 그냥 눈치만 보고 지켜만 볼 수 없다정부는 위기감을 갖고 우리 기업들이 경제 풍파를 극복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경제운용 계획에 무역전쟁 장기화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 담겨야 할 것이다. 향후 부당한 통상 압박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보다 전략적이고 선제적 대응은 절실히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희생양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계속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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