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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마스크에 가려진 심리와 소통
진심 보여주는 표정, 마스크에 가려져…마스크 뒤에 숨은 심리는?
기사입력: 2020/09/11 [15:2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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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보여주는 표정, 마스크에 가려져마스크 뒤에 숨은 심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펜데믹)으로 이제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 되다시피 했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의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마스크 착용 규정 위반 시 50유로(69000) 이상의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공공생활 통제를 강화했다.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국가들에서도 국민이 코로나19로부터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쓴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처럼 대기 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국가들도 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낯선 곳에선 얼굴을 덮는 것을 불편해 한다. ‘마스크를 쓰면 숨쉬기가 힘들다’, ‘말소리가 차단돼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등의 이유에서다.

 

이슬람권에선 문화·종교적 관습에 따라 매일 얼굴을 가리고 사는 수많은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이 때문에 의사소통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분명 마스크는 니캅(niqab: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일종의 얼굴 가리개)이나 부르카(burka: 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와는 다르다.

 

마스크는 의학적인 목적이고, 니캅이나 부르카는 종교·문화적인 이유가 있다. 착용하는 의미와 동기가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얼굴의 일부를 가리는 도구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그렇다면 얼굴을 가리고 생활하는 여성들에게서 효과적인 의사소통법을 배울 수 있을까. 또한 마스크는 정말 타인과의 의소소통 등 상호작용에 방해가 될까. 된다면 얼마나 될까. 영국 심리학자 레베카 브루어에 따르면, 사람들은 얼굴 전체를 통해 감정을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우리가 얼굴을 전체적으로 볼 수 없으면, 그러한 총체적 파악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인간은 태초부터 타인의 표정 읽는 일에 익숙해져

 

태초로부터 인간은 타인의 표정을 읽는 일에 익숙해져왔다. 찰스 다윈은 1872년에 쓴 책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에서 이러한 능력이 진화의 강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얼굴에서 감정을 읽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활동을 돕고, 오해를 줄이며, 더 큰 목적을 위해 집단이 효율적이고 조화롭게 움직이도록 돕는데 있다.

 

눈과 입은 얼굴에서 가장 강한 표현력(表現力)을 가졌다. 얼굴에서 눈과 입은 정보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영역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눈과 입의 움직임을 함께 분석해서 타인이 말하려는 의도를 파악해 낸다. 뿐만 아니라 눈과 입의 움직임만으로도 특정한 감정을 잘 전달할 수도 있다. 특히 입은 행복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좋다. 그런데 입 주위를 가리면 친근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을 때 그 의도를 전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수고하는 많은 의료진들이 환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진료복에 웃는 얼굴 사진을 붙이거나 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알렉스 마르티네스 교수(오하이오주립대 전기컴퓨터공학)는 부분적이든 아니든 얼굴에만 의존해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티네스 교수는 우리가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 방법을 연구해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다"우리는 웃을 때 반드시 행복한 게 아니고, 행복할 때 항상 웃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미소에는 19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6가지만이 행복이나 즐거움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무서움, 당황, 고통 등 여러 상황과 관련이 있다. 그는 얼굴 표정을 바르게 해석하는 열쇠는 몸의 자세와 움직임, 맥락을 살피는 것이라고 했다.

 

얼굴 표정을 바르게 해석하는 열쇠는 몸의 자세와 움직임, 맥락을 살피는 것이다. 통상 여러 가지 단서가 조합돼 얼굴 표정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손짓과 몸짓, , 어조, 심지어 얼굴색까지 함께 어우러져 메시지와 의도를 전달한다. 마르티네스 교수는 "여러 가지 다른 단서들을 고려할 수 있다면, 감정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거나 얼굴을 가렸다고 해서 비언어적 표현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심 나타내는 표정, 마스크에 가려져상대의 속내 정확히 알려면 표정 잘 읽어야

 

세계 최초로 얼굴 지도를 만든 표정 연구의 대가인 폴 에크먼 교수(샌프란시스코 의대 심리학)는 얼굴 윗부분(이마, 눈썹, 눈꺼풀)과 아랫부분(턱과 입술)의 변화를 통해 감정이 다르게 드러난다고 밝혔다. 두려움과 슬픔을 표현할 때 얼굴 윗부분이 중요하다. 이마를 찡그리고, 눈썹을 내리고, 눈꺼풀이 처지는 것은 슬플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표정 변화다. 눈썹을 추어올려서 눈을 크게 뜨는 것은 두려움과 놀람의 전형적인 반응이다.

 

얼굴의 아랫부분, 즉 턱과 입술은 윗부분과는 또다른 감정 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은 행복감을 전달할 때 매우 중요하다. 입 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그리고 입 주위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가 구분된다. 19세기 프랑스 신경학자 기욤 뒤센은 진정한 기쁨을 느껴서 웃으면 양쪽 입 꼬리가 올라가고 눈 주변 근육이 수축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그의 이름을 따서 진짜 미소를 뒤센 미소라고 부른다. 좌우 입 꼬리가 비대칭적으로 움직이면 가짜 미소이다. 입 모양의 변화는 분노와 분노의 강도도 결정한다. 혐오와 멸시는 입을 꽉 다무는 근육 움직임으로 표출된다.

 

눈과 눈꺼풀, 이마 주위의 표정 변화만으로는 감정이 제대로 표현될 수 없다. 마스크 뒤에 가려진 얼굴 표정을 볼 수 없는 상대는 반쪽짜리 감정만 느낀다. 그나마 반이라도 읽으면 다행이다. 이마저도 안 된다. 따라서 눈 주위의 표정 변화만 읽어서는 상대의 진심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복잡하고 미묘한 정서는 얼굴 위아래가 총동원되어야 제대로 표현된다.

 

감정이 왜곡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정서적 승인(emotional validation)’이라고 한다. 자신의 솔직한 감정이 정당하고 옳다는 것을 의사소통 과정에서 확인받을 수 있어야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말로는 당신 마음을 알겠다고 아무리 외쳐도 얼굴 표정에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으면 대화 상대는 내 감정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라고 느낀다. 이는 정서적 승인에 실패한 것이다. 상대의 속내를 정확히 알려면 표정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상대의 감정 파악하려면 평소보다 더 많은 단어를 사용하고 더 많이 질문해야   

 

눈은 마스크나 니캅을 착용했을 때도 큰 변화가 없다. 눈으로도 많은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타인의 눈 부위를 보고 감정과 믿음, 욕망, 의도 등의 정신적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마음 이론으로, RMET(눈 부위만 보고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테스트로,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 경계선 성격장애 등을 검사하는데 사용됨)의 기초가 된다. 하지만 입을 가리는 것은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큰 장벽이다. 세계 인구의 5% 정도가 청각 장애를 안고 있다. 수어(手語)를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입술과 표정을 읽는 것이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그렇다 보니 마스크에 투명한 창을 만들어 청각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단체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이제 마스크는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된 지금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전달되어야 할 정서적 정보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아우성하고 있는 세상이 아닌가.이를 감안하면, 현실적 적응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중동의 심리학자 알 자이르는 이를 위해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단어를 사용하고 더 많이 질문하라""다른 감각과 몸짓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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